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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칼부림 중국 동포, 도박으로 돈 잃자 이웃에 '살해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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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칼부림 중국 동포, 도박으로 돈 잃자 이웃에 '살해 화풀이'

입력
2023.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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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지인 집에서 작년 10월부터 거주
2010년 국내 들어와 이듬해 영주권 획득
4층 주민과 도박으로 8000만 원 손해
사건 당일도 도박하다 홧김에 흉기 난동
2명 사망하고 중상 1명은 병원 치료 중

인터넷 도박 등으로 돈을 잃은 30대 중국교포가 흉기를 휘두른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사건 현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인터넷 도박 등으로 돈을 잃은 30대 중국교포가 흉기를 휘두른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사건 현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시흥의 임대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한 중국 교포 A(39)씨는 사건 당일 도박을 하다 돈을 잃자 평소 앙심을 품고 있던 이웃에게 화풀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A씨가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나왔다.

시흥경찰서는 11일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A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쯤 자신이 사는 시흥시 소재 영구임대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B씨를 목 졸라 기절시킨 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어 같은 아파트 13층에서 70대 여성 C씨와 60대 D씨를 잇달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B씨에게 상해를 입힌 A씨는 14층 지인의 집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자, 13층으로 내려와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B씨 소개로 인터넷 도박에 빠졌고, 최근까지 8,000만 원 상당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날에도 B씨 집에서 도박을 하다 소지한 160만 원을 모두 잃자, 말다툼 끝에 B씨의 목을 조른 뒤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A씨는 7층 자신의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흉기를 소지한 채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 중학생 등을 상대로 "택시를 불러달라"고 위협했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0년 입국해 이듬해 한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무직인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인 여성이 계약한 해당 아파트에 전입신고 없이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국민임대(900세대)와 영구임대(240세대) 아파트로 구성돼 있고 2017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A씨가 거주한 영구임대 아파트는 전용면적 26㎡ 규모의 원룸 형태로, 입주자 대부분은 생계·의료 수급자이거나 주거지원 시급 가구, 월평균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가구 등 사회취약계층이다.

이날 만난 A씨와 같은 층에 거주하는 한 아파트 주민은 "A씨가 어제 오후 3시 30분쯤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풀이 죽어 보였다”며 “밤새 살인사건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불안해했다. 또 다른 아파트 주민도 "매일 오전 9시 40분쯤 운동을 하고 들어오는데 A씨가 그 시간에 나가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오늘 오전에 안 보이길래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사건을 저질렀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고 했다. "A씨가 어제 오후 3시쯤 집 앞 벤치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봤다"며 "A씨는 평소 이웃과 왕래가 많지 않지만, 자주 째려보는 듯한 모습이라 주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웃과 원만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A씨가 D씨 집에서 평소 화투를 함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A씨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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