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블랙핑크 이후 르세라핌·에스파까지 발매 첫날 '밀리언셀러'
확대된 K-걸그룹 시장, 더욱 커질 걸그룹 기세에 쏠리는 기대
K팝 걸그룹 시장에도 초동 '밀리언셀러' 시대가 열린 지 약 1년 만이다. 그 사이 국내외 음악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K팝 걸그룹 시장은 이제 초동 밀리언셀러를 넘어 새로운 기록들로 채워지고 있다.
국내 걸그룹 시장에서 처음으로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그룹은 에스파였다. 에스파는 지난해 두 번째 미니앨범 '걸스'로 초동 112만 장(한터차트 기준)을 돌파하며 역대 걸그룹 최초 초동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썼다.
첫 초동 밀리언셀러 탄생 이후 K팝 걸그룹 시장은 가파르게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같은해 발매된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는 초동 154만 장을 넘어서며 가뿐하게 역대 K팝 걸그룹 초동 1위로 올라섰고, 올해엔 아이브('아이해브 아이브', 110만 장)·르세라핌('언포기븐', 125만 장)이 잇따라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8일 컴백한 에스파 역시 새 앨범 '마이 월드'로 초동 집계 전 일찌감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상태다.
더욱 놀라운 것은 K팝 걸그룹들이 초동 밀리언셀러를 넘어 음반 발매 당일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블랙핑크의 '본 핑크'가 국내 걸그룹 최초로 발매 당일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2일 발매된 르세라핌의 '언포기븐'과 에스파의 '마이 월드' 역시 발매 첫날 밀리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르세라핌이 블랙핑크의 첫날 판매량을 넘어섰고 에스파가 르세라핌의 첫날 판매량을 뛰어 넘었다는 점은 날로 확대되는 K팝 걸그룹들의 위상을 입증한다.
밀리언셀러처럼 높은 음반 판매량은 보이그룹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절을 지나 K팝 걸그룹들도 탄탄한 음반 파워를 갖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이유가 산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K팝의 글로벌화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K팝이 인기를 모으며 걸그룹들의 팬덤 역시 가파르게 확대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던 걸그룹 음반 판매량을 눈에 띄게 증가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이유는 걸그룹 팬덤의 성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보이그룹이 걸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소구력이 높은 여성 팬들의 집결이 있었다. 반면 보이그룹에 비해 남성 팬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걸그룹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팬덤의 소구력에 영향을 받으며 음반 부문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K팝 시장이 확대되고 걸그룹들의 음악과 콘셉트 역시 남녀 팬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걸그룹에게도 두터운 여성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성 팬덤의 높은 소구력은 걸그룹의 음반 파워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초동 밀리언셀러, 음반 발매 첫날 밀리언셀러 등 굵직한 기록들이 추가되고 있는 가운데 K팝 걸그룹 시장이 발전해갈 방향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진다. 걸그룹 첫날 판매량 1위를 경신한 에스파의 초동 집계 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역대 초동 1위인 블랙핑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가 올해 컴백을 앞두고 있는 뉴진스 역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새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날개를 단 걸그룹의 음반 파워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기대어린 눈으로 지켜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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