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간판 타자 이정후(25)가 클러치 능력을 되찾으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정후는 10일 잠실 LG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11-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날에도 7회초에 2타점 2루타를 치는 두 경기 연속 멀티 타점을 기록해 4월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는 타격 폼을 간결하게 바꿨지만 효과를 못 봤다. 4월 한달 간 타율 0.218로 데뷔 이래 최악의 월간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타격 5관왕에 최우수선수상(MVP)까지 휩쓸었던 중심 타자가 긴 슬럼프에 빠지자 팀 성적도 하위권으로 처졌다.
하지만 키움의 믿음은 꺾이지 않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게 ‘이정후 걱정’이라고 하더라”면서 “타구 속도 등 세부 지표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곧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5월부터 3번이 아닌 1번 타순에 배치했다.
리드오프로 변신한 이정후는 지난 6일 SSG전(4타수 무안타)을 제외하고 매 경기 안타를 가동했다. 9일 LG전에서는 2-2로 맞선 7회초에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클러치 능력'을 모처럼 뽐냈고, 여세를 몰아 이날도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첫 두 타석에서 삼진과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팀이 0-1로 뒤진 7회에는 임병욱의 역전 2타점 2루타, 이지영의 1타점 2루타 이후 계속된 1사 2·3루에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키움은 7회에만 9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5연패를 끊었다.
선두 SSG는 광주 원정에서 KIA를 5-3으로 따돌리고 전날 김광현(SSG), 양현종(KIA)의 에이스 대결 석패를 설욕했다. 2-3으로 뒤진 4회에 상대 투수의 실책과 폭투로 역전한 뒤 8회에 베테랑 김강민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SSG 마무리 서진용은 9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2점 차 리드를 지켜 14세이브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도 이어갔다. SSG 최정은 역대 두 번째로 1,300득점을 달성했고, KIA 최형우는 역대 세 번째로 3,800루타를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삼성을 5-1로 꺾고 시즌 10승(1무 19패) 고지를 밟았다. 한화의 차세대 거포 노시환은 4회말 선제 2점포, 6회 쐐기 솔로포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선발 펠릭스 페냐는 7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는 등 7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찰리 반즈의 6.2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두산에 3-0 영봉승을 거뒀다. 4월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 이상을 던지지 못했던 반즈는 이날 처음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며 2승(1패)째를 챙겼다. 수원에서는 NC가 KT를 8-7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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