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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간 회의 내용 알려줘" 한 줄에 뚝딱…사무실에 들어온 AI 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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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간 회의 내용 알려줘" 한 줄에 뚝딱…사무실에 들어온 AI 비서들

입력
2023.05.11 04:30
수정
2023.05.11 17:02
15면
0 0

'오피스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 AI비서 시장 참전
'MS365 코파일럿' 한국 설명회
엑셀·워드·팀즈 등에 AI 적용
사무보조에 회의 내용 요약도
'음성 대화'는 넘어야 할 과제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회사 건물에서 간담회를 열고 'MS365 코파일럿'을 소개하는 모습. MS 제공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회사 건물에서 간담회를 열고 'MS365 코파일럿'을 소개하는 모습. MS 제공


#중요한 외부 일정 때문에 팀 화상회의에서 빠졌던 직장인 A씨. 마이크로소프트(MS) 대화프로그램 '팀즈'를 켠 뒤 대화창에 "오늘 회의 내용 요약해 줘"라고 입력한다. 인공지능(AI)은 명령을 듣자마자 회의 핵심 내용은 물론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도 자세히 전달해 줬다.



직장인 필수품 MS365에 AI 적용


MS365 코파일럿 프로그램이 팀즈를 통해 이뤄진 화상회의 내용을 요약 분석해 주는 모습. MS 유튜브 캡처

MS365 코파일럿 프로그램이 팀즈를 통해 이뤄진 화상회의 내용을 요약 분석해 주는 모습. MS 유튜브 캡처


한국MS는 10일 서울 종로구 회사 건물에서 간담회를 열고 AI 비서 'MS365 코파일럿'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의 일처리 실무를 돕는데, 3월 첫선을 보인 뒤 한국에서 관련 설명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국내 기업은 물론 가정에서도 MS 업무 프로그램을 많이 쓰기 때문에 한국을 주요 시장 중 한 곳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전 세계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MS365 코파일럿을 적용해 워드를 이용하면 AI가 글을 작성해 주거나 편집, 요약, 창작까지 할 수 있다. 진땀 나는 발표 시간보다 PPT를 만드는 데 더 애를 먹었던 직장인들은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해 보기 좋은 디자인의 파일을 얻을 수 있다. 복잡한 엑셀 수식어 때문에 애를 먹었던 사람들도 명령어 몇 개만 넣으면 전문가 수준의 데이터 계산과 시각화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MS는 화이트보드(메모), 원노트(필기), 루프(문서작업)에서도 AI 비서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AI 비서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는 사무 프로그램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선 셈이다.

이지은 한국MS 대표는 "소비자들이 엑셀과 PPT, 워드를 쓰면서 고생을 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MS365 코파일럿이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기업 차원에서는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MS365 코파일럿은 명령어를 입력하면 디자인이 끝난 파워포인트(PPT) 파일을 만들어 준다. MS 제공

MS365 코파일럿은 명령어를 입력하면 디자인이 끝난 파워포인트(PPT) 파일을 만들어 준다. MS 제공


사무보조 차별점 뒀지만…"경쟁자도 만만찮네"


주요 IT기업들이 선보인 'AI 비서' 플랫폼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주요 IT기업들이 선보인 'AI 비서' 플랫폼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MS가 사무 보조라는 뚜렷한 개성을 무기로 들고 나옴에 따라 AI 비서 시장 지형 변화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AI 비서는 간단한 업무 처리나 소비자와의 일상 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가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날씨를 물으면 비가 올 확률을 알려주거나 실내조명 조절, 음악 콘텐츠 재생, 일정 조회가 대표 기능이다. 이런 면에서 MS는 기존 AI 비서들이 채우지 못한 지점을 파고들었다.

다만 MS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부분의 AI 비서들은 음성 인식을 통해 움직이지만 MS365 코파일럿은 사무 보조라는 특성을 감안해 명령어를 입력해야 한다. 음성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없는 비서라는 점은 MS가 이겨내야 할 과제다.

한국 시장의 터줏대감들은 이 틈을 더 깊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통신사 SK텔레콤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6월 중 소비자와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AI 대화 프로그램 에이닷(A.)과 소비자가 감정 교류까지 가능하도록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KT는 자영업자 대신 예약 전화를 받아 주거나 일정을 조정해 주는 AI 통화비서를 내놨고,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에 AI 콜봇을 적용해 소비자 의도에 맞는 적절한 상담을 진행해 준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통해 녹음된 강의 내용을 요약 분석해 주는 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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