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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동생 칭호 자체가 혜택" 정진상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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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동생 칭호 자체가 혜택" 정진상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는 뜻"

입력
2023.05.09 18: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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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뇌물 공판, '대가성' '호칭' 공방
정진상 측 "업자들 요구 안 들어줬는데"
유동규 "대장동 사업자 선정이 중요해"
"복집서 이재명에 최재경 소개" 증언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측이 '뇌물의 대가성'을 두고 맞붙었다. 정 전 실장 측은 "이재명과 정진상이 민간사업자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으므로 뇌물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이 중요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실장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차례에 걸쳐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조성한 2억4,000만 원을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유동규 "동생 칭호 받아... 이게 혜택"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공판에선 뇌물의 대가성과 호칭이 화두로 떠올랐다. 유 전 본부장은 2013~2014년 뇌물을 준 이유에 대해 "정진상은 이재명만큼 힘이 있는 사람"이라며 "나는 '동생'이란 칭호를 받았고, 그 자체가 혜택"이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과 정진상이 대장동 개발 등 민간사업자들의 '5대 요구'를 하나도 들어준 게 없는데 결탁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정 전 실장 측 질의에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이 주도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게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민간업자들의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과 정 전 실장과의 끈끈한 관계가 뇌물을 준 이유라는 얘기다.

정 전 실장 측은 이날 오전 재판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동생이란 칭호를 받았다는 자체가 (정진상이)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과 정진상이) 공사의 세세한 내용을 다 보고받은 것처럼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민간업자들의 요구안은 거절한 것"이라며 "뇌물을 받고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 게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검찰은 오후 재판에서 정 전 실장 측 주장을 반박했다. 민간사업자들은 단순히 '5개'가 아니라 대장동 사업을 장악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요구하기 위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이재명에 최재경 소개" 주장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이후 이재명에게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해줬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성남 수내동의 복집 제일 끝방에서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줬다"며 "최재경이 이재명에게 다른 분을 소개하면서 종종 뵀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최 전 수석이 소개해준 윤모씨로부터 2,000만 원을 빌려 2019년 9월 정 전 실장에게 3,0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도 정 전 실장에 대한 적개심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신문 도중 "정진상씨"라며 정 전 실장을 노려보는가 하면, 쉬는 시간에는 "정진상이 술집에서 뭘 했는지를 다 까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나중에 (정진상에 대한) 반대신문을 해도 되냐"는 유 전 본부장 질문에 "그런 기회가 있을 것 같지만 감정이 앞서다 보면 (논점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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