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대기업 유치 공약 본격 시동
“인구 74만 명의 남양주시가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주광덕 경기 남양주시장은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첨단전략사업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행정 총력전에 나선 것은 남양주시가 처한 절박함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시는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반도체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주 시장의 대표 공약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다. 주 시장은 “3기 왕숙신도시 내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부(18만6,720㎡)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반의 첨단특화단지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반도체산업의 다변화에 주목해 남양주를 팹리스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팹리스는 생산기지가 필요 없어 친환경 산업으로 불린다.
주 시장은 “정부가 지난 3월 성남 판교와 연계해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710만㎡)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곳에 제조공장 5곳이 들어서면, 팹리스 기업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판교와 가깝고 인력이 풍부한 남양주가 최적의 팹리스 특화단지로 떠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팹리스 특화단지 개발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팹리스 스타트업 파크를 조성하고, 한국팹리스산업협회 등을 유치해 ‘인공지능(AI) 차량용 반도체’ 등 유망 팹리스 기업 200개를 끌어오겠다”며 “첨단산업 연구 인력 등 양질의 일자리가 넘쳐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주 시장이 팹리스 특화단지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남양주가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남양주 인구는 2013년 61만8,000여 명에서 올해 74만여 명으로 10년 만에 2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산업단지는 2015년 준공된 금곡산업단지 이후 단 한곳도 없다. 대기업은 전무하다. 신도시가 잇따라 들어서 인구는 늘었지만, 자족기능이 부족해 베드타운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큰 현실에 맞닥뜨려 있는 것이다. 주 시장은 “남양주는 서울의 인구 분산 정책에 따라 별내·다산 등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정작 산업기반은 취약하다”며 “팹리스 첨단특화단지 조성 계획은 남양주 발전을 넘어 정부가 꿈꾸는 K반도체 벨트 완성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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