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오르자 현금 보유 기회비용 ↑
시중에 풀린 현금이 약 15년 만에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빠른 속도로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현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74조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174조8,622억 원) 대비 0.5%(8,560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두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발행해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유통되고 있는 현금 규모를 말한다.
분기별 화폐발행잔액이 연속으로 줄어든 건 2007년 4분기~200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저금리에 경제 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렇게 2년간 풀렸던 현금이 지난해 금리 인상과 함께 예금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환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연 1.67% 수준이던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분기 2.03%, 3분기 3.03%, 4분기 4.19%까지 상승했다. 올 1분기 들어서는 3.6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면 현금이 한은으로 환수돼 화폐발행잔액이 줄어든다.
권종별로는 5만 원권 잔액이 152조3,017억 원으로 4분기보다 0.41%(약 6,389억 원) 줄었다. 5만 원권이 유통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첫 연속 감소다. 1만 원권 잔액도 지난해 4분기 말 16조3,750억 원에서 올 1분기 말 16조1,384억 원으로 1.4%가량 감소했다. 5,000원권과 1,000원권 잔액은 1.1%, 0.7%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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