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손열음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리사이틀 리뷰
청중과의 교감 돋보였던 '소통하는 연주자' 손열음
관객들은 로비 곳곳에서 유년 시절 피아노 학원의 추억을 공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연주자를 따라 손가락으로 건반을 치는 시늉을 하는 옆자리 동반인 때문에 감상이 어려웠다는 볼멘소리도 들렸다.
6일 오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손열음(37)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리사이틀의 인터미션 풍경이다. 공연은 1부에선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11번이, 인터미션 후엔 13, 14번이 연주됐다. 인터미션에 삼삼오오 모인 관객들은 '터키 행진곡'으로 불리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을 배웠던 어린 시절의 피아노 학원 수강 경험을 나눴다. 이날 연주회는 2일 시작된 손열음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 리사이틀의 일부다.
이번 손열음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은 라이브 음악회의 참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는 연주자가 화려한 기교를 뽐내거나 감정 분출로 격정적 분위기를 이끌어내 객석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연주 프로그램은 아니다. 간결한 구조로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지만 프로 연주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게 모차르트의 음악이다. 그렇기에 6일 연주회에서 손열음은 테크니션적인 면모보다 음악으로 청중의 아련한 추억을 끄집어내는 스토리텔러의 모습이 도드라졌다. 공연장은 연주자와 청중이 모차르트 음악의 희로애락으로 하나가 된 진정한 소통의 자리가 됐다.
2일에 이어 6일 공연에서도 예술의전당이 보유한 스타인웨이 대신 깊고 묵직한 소리가 특징인 뵈젠도르퍼 피아노를 공수한 손열음은 풍부한 감성의 모차르트를 선사했다. 모차르트의 투명한 음색만 강조하기보다 페달을 덜 쓰면서 변화와 즉흥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줬고 느린 악장에선 서정성이 돋보였다.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음악가인 손열음은 커튼콜에 마이크까지 준비해 들고 나와 앙코르곡인 모차르트의 '판타지 C단조'를 소개하고 연주했다. 마무리되는 듯했던 음악회는 손열음이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주해 화제가 된 볼로도스 편곡의 '터키 행진곡'까지 연주하고 나서야 2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2시간여의 절제된 연주 후 손열음 특유의 폭발적 에너지까지 덤으로 감상하게 된 관객은 열광적 환호를 보냈다. 로비에서 열릴 사인회 순서를 선점하려 상당수 관객이 이미 공연장을 빠져나간 상태였지만 함성은 꽉 찬 객석의 소리 버금가게 우렁찼다.
6일 연주회에 이어 7일 15~18번 연주(통영)로 첫 번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첫 번째 사이클을 마친 손열음은 6월 21·22·24·25일 광주, 대구, 경기 고양, 경남 김해에서 두 번째 전곡 사이클 연주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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