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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는 왜 멈추지 않고 바퀴를 굴려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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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는 왜 멈추지 않고 바퀴를 굴려야 했을까

입력
2023.05.07 12: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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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기차진단센터 가보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가 3일 제주시 아라동의 전기차진단센터에서 전기차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가 3일 제주시 아라동의 전기차진단센터에서 전기차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3일 제주시 아라동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편에서는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가 마치 사람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듯 제자리에서 바퀴를 굴렸다. 운동선수들이 러닝머신 위를 뛸 때 △심폐기능 △지구력 등을 측정하는 것처럼, 연구원이 가속 페달을 밟는 동안 차량 앞 모니터에는 △배터리 소모 △모터 상태 등을 살필 수 있는 각종 데이터를 볼 수 있었다.

'샤시다이나모'로 불리는 이 진단장치는 19억5,000만원이 투입돼 갖춰졌다. 4륜구동 기준 최대 시속 250㎞를 견딜 수 있고, 전기차 상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실시간 통신을 활용해 DB서버로 데이터를 보낸다. 김우중 연구원은 "차량 이상은 물론 내연차의 연비같이 전기차에서 활용하는 전비까지도 분석 가능하다"며 "전기차 및 주요 전장품에 대한 생애주기 특성과 고장 정보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진단 및 고장 예지 및 건전성 관리기술(PHM)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 진단센터를 짓는 데 국비와 도비 19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통합 유지보수 실증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각종 장비 및 전기차 고장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정비기술 보급 및 기업 지원 등 애프터마켓 창출에 필요한 통합 유지보수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는 게 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 장비만 29종…마치 건강검진센터 같아


실주행 데이터 수집시스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실주행 데이터 수집시스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사실상 전기차 주치의 역할을 하게 된 이곳 센터에는 사람의 건강검진센터처럼 '전기차 주행재현장비', '배터리 모듈·팩 성능평가 시스템', '실주행 전기차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실험용 전기차', '내폭형 환경챔버', '안전성 및 신뢰성 평가 장비' 등 총 스물아홉 종의 장비가 있다.

진단센터가 제주도에 자리 잡은 이유는 이 지역 전기차 보급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수리 인프라 등이 부족하다는 단점 때문이다. 센터 관계자는 "2023년 3월 기준 제주도의 전기차 수는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의 5.0% 수준인 3만4,000대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며 "정비업체 등 애프터마켓 인프라가 모자라 수리 및 정비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높다"고 했다.

실제 제주연구원이 전기차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정비 부문에 대한 만족도는 60%로, 운행비 절감(98%), 배터리 성능(79%), 1회 충전거리(78%), 충전 불편(6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관계자는 "장비와 데이터를 활용해 총 18회에 걸쳐 246명에게 전기차 정비 및 안전관리기술 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진단센터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는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차 유지관리에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영선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센터장은 "센터가 확보한 전기차 생애주기 DB를 바탕으로 앞으로 수소전기차 주요 부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는 등 미래자동차 산업구조로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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