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전 리그 6호 골
한국인 최초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이강인(22·마요르카)이 가는 길이 곧 한국 축구의 역사가 되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최초로 멀티골을 기록하더니, 역시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까지 올리며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연상되는 '탈압박' 능력과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급 '배달 패스' 실력을 앞세워 올 시즌 라리가 최고의 선수로 급부상했다.
이강인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모시에서 열린 2022~23시즌 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와 홈경기에서 후반 13분 선제골이자 리그 6호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마요르카(11승 8무 13패·승점 41)는 이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고,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이강인은 이날도 자신이 만들어 스스로 해결했다. 그는 후반 하프라인 아래쪽에서 잡은 공을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했고, 상대 선수와 몸싸움에서 이긴 뒤 그대로 아마스 은디아예에게 패스했다. 은디아예는 골대 앞 베다트 무리키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를 달고 있던 무리키는 문전까지 치고 올라온 이강인에게 연결했다. 이강인은 그대로 왼발 슛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그는 후반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 아웃됐다.
이로써 이강인은 올 시즌 6골 4도움을 올리며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10개)를 달성했다. 라리가 진출 역대 한국인 선수 중 최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3골로 몰아치는 상승세다. 라리가 '2022~23시즌 올해의 팀' 미드필더 후보에도 올랐다.
이날 선제골도 마치 메시를 보는 듯한 천재적인 플레이에서 나왔다. 투톱으로 나선 무리키와 은디아예 뒤 2선 공격을 책임진 이강인은 중원에서 부드러운 탈압박과 반박자 빠르고 정확한 패스, 볼 간수 능력 등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요르카의 공격을 조율하는 지휘자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 것. 볼 소유권을 잘 뺏기지 않는 드리블과 탈압박 능력이 정점에 올라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날도 드리블 6개를 모두 성공하며 성공률 100%를 기록,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강인은 라리가 전체 드리블 성공 횟수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103회)와 사무엘 추쿠에제(비야레알·74회)의 뒤를 이어 3위(69회)에 올랐다.
아울러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킥 능력은 지단 전 감독의 선수 시절을 연상시킨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휘 아래 피지컬을 키우고 수비 등 몸싸움 능력까지 더해진 결과다. 아기레 감독도 빌바오전 종료 후 "이강인은 나와 함께한 1년 중 지금이 최고의 모습이다. 매주 경기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이강인을 치켜세웠다.
라리가 사무국도 공식 SNS에 한글로 '이강인'을 적은 사진을 올린 뒤 "최고의 시즌, 이강인"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헤타페전 멀티골 기록 땐 "역사를 만드는 선수(History maker)"라는 글도 게재했다. 스포츠매체 마르카도 "마요르카의 모든 공격을 조율했으며 팀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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