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실 분"...미성년자와 성관계 유도해 2억 갈취 일당 검거

경찰, 공동공갈 혐의로 10·20대 남성 7명 구속
범행 가담한 미성년 여성 5명은 불구속 입건

A씨 일당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남성들을 유인해 미성년자와 성관계나 신체 접촉을 유도한 뒤 합의금 명목으로 수억 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A(18)군 등 10대 3명과 B(23)씨 등 20대 4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10대 미성년 여성 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1명은 여고생, 2명은 여중생, 나머지 2명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으로 파악됐다.

A씨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도와 인천 등의 모텔로 성인 남성 11명을 유인해 미성년 여성과 성관계를 유도한 뒤 합의금 명목으로 2억2,000만 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술 마실 분'이라는 이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 뒤 "모텔에서 남자와 여자 2명씩 4명이서 술을 마시자"고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A씨 일당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해 성관계 등을 하도록 한 뒤 다른 일당이 모텔 방으로 갑자기 찾아와 가족이라고 속인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합의금을 달라"고 협박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400만 원에서 많게는 8,600만 원을 A씨 일당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피의자들을 불러 남성 피의자들이 성매매를 강요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지 조사해 성매매 혐의로 처벌할지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