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전대 다음날 이진복 수석과 회동
"마이크 잘 활용하면 공천 문제없다"
MBC 보도에 "과장 섞인 내용" 해명
유승민 "사실이면 대통령실 공천개입"
대통령실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정책을 적극 옹호해 줄것을 요청한 정황이 1일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태 최고위원은 "공무상 비밀인 내부회의 내용이 유출됐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사실관계를 부인했다.
이날 MBC 보도에서 공개된 음성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태 최고위원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회동을 마친 태 최고위원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보좌진을 모아 놓고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것을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 해법에 대해 공세를 펼치는데도 여당이 적극 방어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는 취지였다.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에 대한 엄호와 내년 총선의 공천문제를 결부시키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수석이 '당신이 공천 문제를 신경 쓴다고 하는데, 최고위원으로 있는 기간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는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지적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태 최고위원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보도 직후 태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어 보도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에도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믿기 어렵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닌가"라며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이 아닌지 검찰과 경찰은 신속, 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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