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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이승엽의 향기가…상원고 괴력의 4번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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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이승엽의 향기가…상원고 괴력의 4번타자

입력
2023.05.01 10:22
수정
2023.05.01 11:13
0 0

TK 지역 30년 만에 나타난 대형타자에 술렁
좌투좌타 에이스 4번 타자 '포스트 이승엽'

1회초 선취득점에 성공하는 상원고. 대구=박상은 기자

1회초 선취득점에 성공하는 상원고. 대구=박상은 기자

2023년 전반기 주말리그 경상권B 우승팀이 대구 상원고로 사실상 결정됐다.

상원고는 30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대구고전에서 승리하며 김승관 감독 부임 이후 첫 전반기 주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상원고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비롯해 언론사 주최 4대 메이저 대회와 전국체전 출전권까지 모두 거머쥐게 됐다.

이날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양교 학부모와 동문은 물론 고교야구 팬들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 경기에 걸린 뜨거운 열기를 대변했다.

개교100주년 프로젝트로 ‘야구 명문의 부활’을 내건 상원고는 2018년 이후 공식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대구고 '타도'를 별렀다. 이에 맞서 대구고는 결승전 전용 스페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와 경기시작 전부터 상원고를 압박했다.

장염에도 마운드에 오른 대구고 선발 배찬승. 대구=박상은 기자

장염에도 마운드에 오른 대구고 선발 배찬승. 대구=박상은 기자

기싸움에서 승리한 쪽은 상원고였다. 상원고는 선발 장경우와 4회 이어 등판한 에이스 임상현의 호투 속에 장단 15안타를 터뜨려 13-2, 7회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끝냈다.

상원고 선발 장경우와 4번타자 함수호. 대구=박상은 기자

상원고 선발 장경우와 4번타자 함수호. 대구=박상은 기자

이로써 상원고는 올해 3월 열린 명문고 야구 열전에서 우승한 경북고와 함께 대구지역 야구 양강 체제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중심엔 상원고 4번타자 함수호가 있었다. 30년 전 경북고에 등장한 에이스 겸 4번타자 이승엽을 떠올릴 법한 괴력에 야구인과 팬들은 술렁였다. 1학년 때부터 부동의 4번으로 활약하고 있는 함수호는 좌투좌타에 무시무시한 파워가 이승엽(현 두산 감독)과 흡사해 대구 지역에선 ‘포스트 이승엽’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순위결정전에 대비한 훈련 중 함수호는 김승관 감독에게 "주말에 (홈런) 2방 날리고 오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실제로 29일 경주고전에서 6회초 비거리 120m짜리 장외 투런홈런을 치더니 대구고와의 경기에서도 12-1로 승부가 기운 7회 우월 장외포를 가동했다. 김승관 감독에게 한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상원고 함수호가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박상은 기자

상원고 함수호가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박상은 기자

김승관 감독은 “함수호의 타구는 질이 다르다"면서 “절친 승엽이가 보내준 나의 '수호천사'인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모교인 상원고를 열렬히 응원한 양일환( 대구상고 야구부 OB회장)은 “이승엽 이후 30년 만에 등장한 ‘괴물 타자'로 대구 지역 고교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고 반겼다.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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