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해 적군까지 구호했던 ‘전장의 성자’ 에밀 카폰 미군 군종신부가 5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국가보훈처는 30일 “6·25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적의 포로수용소에서 적군과 아군 할 것 없이 전우들을 간호하고 음식을 가져다주며 인류애를 실천한 에밀 조지프 카폰 미국 군종 신부를 2023년 5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폰 신부는 1916년 4월 미국 캔자스주에서 태어났다. 1940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44년 군종신부 사목을 시작했다. 그는 1950년 6·25전쟁 발발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7월 16일 미 육군 제1기병사단 8기병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부대가 평안북도 운산까지 진격한 후 중공군에 고립됐지만 카폰 신부는 탈출 대신 자발적 잔류를 선택, 부상자를 수습하다 그해 11월 중공군에 포로로 잡혀 평안북도 벽동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다.
카폰 신부는 수용소에서도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들을 간호하고 음식을 나누는 등 전우들을 위해 신앙과 인류애를 실천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하지만 수감 6개월여 만인 1951년 5월 23일 부상과 추위 등에 시달리다 선종했다. 미국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2013년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우리 정부는 2021년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보훈처는 이와 함께 ‘흑도회’ 활동으로 독립운동을 한 박열 선생의 배우자 가네코 후미코(2018년 애국장) 선생과 박 선생의 변호인 후세 다쓰지(2004년 애족장) 선생을 5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네코 선생과 후세 선생은 단 두 명뿐인 일본인 독립운동가로, 정부가 지난 1992년 1월부터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한 이후 일본인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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