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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건설기계 "아마존 불법 금 채굴 중장비 판매 중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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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건설기계 "아마존 불법 금 채굴 중장비 판매 중단하겠다"

입력
2023.04.28 15:38
수정
2023.04.28 16: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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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한 현대건설기계 공식 판매점에 굴착기가 진열돼 있다. 그린피스 제공

브라질의 한 현대건설기계 공식 판매점에 굴착기가 진열돼 있다. 그린피스 제공

HD현대건설기계가 브라질 원주민 보호구역 인근에서 불법 금 채굴에 사용되는 중장비(굴착기 등)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불법 금 채굴에 동원되는 굴착기의 약 42%가 현대건설기계 제품이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대건설기계는 28일 "불법 채굴로 인한 아마존 환경 파괴와 원주민 거주지 침해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며 "아마존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아마존 불법 금 채굴 현장에서 현대건설기계 제품이 다수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가 2021년부터 3년간 불법 금 채굴 현장을 조사한 결과, 발견된 중장비 176대 중 42.6%(75대)가 현대건설기계 제품이었다.

아마존 불법 금 채굴 현장에서 발견된 중장비 비율은 현대건설기계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19.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기계가 아마존의 환경 파괴와 원주민들의 건강 악화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불법 금 채굴 과정에서 산림이 파괴되고, 사금 추출 때 사용되는 수은이 원주민들을 중독시켜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이달 12일 아마존 원주민 지도자가 한국을 방문해 불법 금 채취에 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사용되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한국산 굴착기 통제해주세요"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아마존의 눈물')

현대건설기계는 "중장비의 아마존 유역 불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판매 절차와 준법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이러한 조치가 실제 효과로 나타날 때까지 아마존 3개 주(아마조나스·파라·호라이마)에서 불법적인 사용과 관련된 건설 중장비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장비의 신규 판매는 물론, 유지 보수와 부품 제공 등도 중단된다.

현대건설기계는 또 불법 채굴업자에게 굴착기를 공급했던 브라질 현지의 중장비 재판매업체 BMG와 재판매 계약을 해제할 예정이다. BMG는 건설 수요가 없는 야노마미·카야포·문두루쿠족 등 원주민 보호 구역 인근에 중장비 판매소를 5곳이나 운영하고 있어서, '불법 금 채굴 사업자에게 중장비를 공급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대건설기계는 "아마존 환경 및 원주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브라질 정부와 협력하겠다"며 "공급망을 점검하고, 판매자(딜러)와 고객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까지 영역을 넓히겠다"고 했다. 이달 한국을 방문했던 아마존 카야포 원주민 지도자 도토 타칵 이레씨는 "현대건설기계의 결정은 아마존 불법 채굴을 근절하는 첫 단추"라며 "이제 다른 기업들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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