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돌봄시간 22시간, 돌봄 기간 64개월
주 돌봄자 71% 우울감 호소, 32% "삶 불만족"
치매와 중증질환 등 질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 대부분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청년보다 8배나 높았다. 창창한 미래를 그려가야 할 청년들이 가족돌봄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우울감에 시달리고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토로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중증질환과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보살피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4, 5월 가족돌봄청년 3,823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같은 해 7~9월 810명은 심층조사를 했다. 정부 차원에서 가족돌봄청년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청년들의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이었다. 청년이 가족 구성원 중 책임지고 돌보는 '주돌봄자'인 경우에는 주당 32.8시간이나 됐다. 청년이 희망하는 주당 돌봄시간은 14.3시간으로 간극이 컸다.
돌봄 기간은 평균 46.1개월로, 24개월 이상 돌보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주 돌봄자는 54.7개월로 더 길었다. 돌봄 대상은 중증질환이 39.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장애인 25.5%, 장기요양인정등급 22%, 치매 21.7% 순이었다.
청년들은 장시간 돌봄에 지쳐 우울감이 높고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 돌봄자의 우울감 유병률은 71%로 일반 청년(8%)보다 8배 높았다. 가족돌봄청년 전체 유병률도 61%라 일반 청년의 7배 이상이었다. 삶에 대해 불만족하다고 답한 청년은 22%로 일반 청년(10%)의 2배가 넘었고, 주 돌봄자(32%)는 3배나 됐다. 이렇다 보니 주 돌봄자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미래 계획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필요한 복지서비스로는 생계지원이 75.6%로 가장 많았고, 의료(74%), 휴식(71.4%), 문화·여가 지원(69.9%)이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돌봄과 심리, 휴식 등 맞춤형 지원 계획을 상반기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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