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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후변화 인식 흔들리나

입력
2023.04.27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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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지구의 날인 4월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화석연료 시대의 종식을 요구하는 행진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구의 날인 4월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화석연료 시대의 종식을 요구하는 행진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인의 심각성 인식이 강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인의 60%가량은 기후변화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40%는 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비율은 전년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기후변화 인식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파적 대립과 무관하지 않은데,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비율은 8%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4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국제합의에서 미국 정부가 또다시 이탈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26일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인의 여론을 조사한 결과, 6대 4 비율로 양분된 상황이 이어졌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적극 대응을 지지하는 여론과 그렇지 않은 여론이 각각 견고하게 맞서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그래픽=김문중기자

실제로 민주당 성향(62%)과 중도층의 40%가량은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응답했지만, 공화당 성향의 비율은 8%에 그쳤다. 최근의 기온상승이 인간이 배출한 오염물에 의한 것인지, 그와 무관한 자연현상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인식도 정파별로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는 88%가 기온상승은 인간에 의해 유발됐다고 응답했지만,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중도층의 해당 비율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중간인 66%로 나타났다.

인간에 의해 초래됐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기후변화의 부정적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60%의 미국인이 '기후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성향은 85%가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33%는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그래픽=김문중기자

갤럽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사회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하락했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기후변화를 아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비율이 지난해에는 43%에 달했지만, 올해는 39%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자연적 요인보다는 인간이 배출한 오염물질에 따른 것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2022년에는 65%에 달했지만, 올해는 62%로 소폭 하락했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그래픽=김문중기자

한편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성별과 연령, 학력 수준으로도 비교적 큰 차이를 드러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남성보다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대졸 이상 응답자일수록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연령별로는 55세 이상 응답자일수록 기후변화 가능성과 그 위험성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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