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살리겠다" 동생 시신 2년간 집에 둔 목사, 집행유예

신도에게 유기 지시
집주인 신고로 발각

게티이미지뱅크

개신교 목회자가 숨진 동생을 기도로 살리겠다며 2년 간 시신을 유기해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송병훈 부장판사는 25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교회 목사 A씨와 신도 B씨에게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각각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6월 3일 저녁, A씨 동생과 함께 살던 B씨는 동생의 사망 사실을 A씨에게 전했다. 하지만 A씨는 기도로 동생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B씨에게 동생 시신을 그대로 두도록 요청했다. 이에 B씨는 A씨 동생 사망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2년 간 집에 보관했다. 그러나 B씨가 살고 있던 건물 주인이 수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송 부장판사는 “범행 경위와 처벌 전력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