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대야 공세, 민생119 등 정책 행보도
野 의혹에도 꿈쩍 않는 무당층 향한 '투 트랙'
태영호 "역사 문제 발언은 소신" 거듭 논란 야기
당내 "최고위원들 점점 더 제어 안 될 것" 우려
국민의힘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라는 호재에도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다. 최고위원들이 야기한 설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일단은 돈 봉투 의혹 공세를 강화하고 민생·정책 분야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돈 봉투' 의혹 연일 점화... 반사이익은 아직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도 돈 봉투 의혹 점화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파리에서의 개인 일정, 소신 등을 피력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반성과 책임이 0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전체가 돈독에 오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 내에서 송 전 대표 회견에 대해 '진짜 정치인'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하지만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7~21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0.6%포인트 오른 34.5%로 나왔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같은 시기 민주당 지지율이 3.1%포인트 떨어지고 무당층 비율은 2%포인트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따른 반사이익을 아직 누리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도부 리스크 여전… 민생·정책 행보 가려
지지율 정체는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설화 논란 같은 지도부 리크스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직전 회의에 불참했던 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쓰레기, 돈 비리, 성 비리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 문제에 대해선 소신대로 말한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저는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오만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전대 기간 김기현 대표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논란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태 최고위원의 발언이 또다시 논란이 되자 당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최고위원회의는 초선 위주로 이뤄져 당 분위기와 다른 발언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이) 각자 선거로 뽑힌 만큼 '김 대표에게 빚진 게 어디 있나' 이 생각들을 하는 것"이라며 "점점 제어가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바람에 민생·정책 행보는 상대적으로 묻히는 양상이다. 민생119 특별위원회는 이날 첫 전체회의를 열고 △건강진단결과서 무료 발급 및 디지털시스템 구축 △영세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지원책 △소액생계비 대출한도 상향 및 이자율 경감 등을 논의했다. 조수진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매달 한 차례는 라이브 현장 출동을 해서 의견을 청취하고, 당 정책 개발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와 별개로 '저출산 문제' '국가균형발전 및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관련 토론회에 잇달아 참석해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생, 정책 분야에 집중하며 야당과의 차별화에 나서면 국민들도 알아줄 것"이라며 무당층 설득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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