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뭘 잘못했다고"... 한살·세살 남매 집어던진 부부에 실형

법원, 남편 징역 3년 6개월… 부인 1년 선고
"집에서 다쳤다" 거짓말로 보험료도 타내

게티이미지뱅크

세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남매를 폭행해 두개골 골절상 등을 입히고, 허위로 실비 보험료까지 타낸 30대 부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장민주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친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의붓엄마 B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1일 새벽 대전 동구 집에서 자녀 4명 가운데 셋째(3)와 막내(1)를 집어던지는 등 폭행해 대퇴부와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일 대퇴부 골절 치료를 받고 퇴원한 셋째 앞으로 가입했던 어린이 보험사에 '아이가 변기에서 떨어져 다쳤다'며 의료 실비를 청구해 300여만 원을 수령한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도 받고 있다.

A씨 부부 범행은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들을 치료하던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아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고 있는데 엄마가 자꾸 무언가로 때렸다”거나 “아빠가 발로 밟았다” “아빠는 머리를 잡고 엄마는 다리를 잡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들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양치질을 하다가 넘어져서 다쳤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친부에게 징역 9년, 의붓엄마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둔기를 휘둘렀다는 혐의에 대해선 피해 자녀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고 둔기에서 혈흔이나 DNA(유전자 정보) 등이 검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다.

장 판사는 "어린 아동들을 양육하고 보호할 의무를 갖고 있는 피고인들이 오히려 무자비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친부의 신체적 학대 행위를 다른 자녀들이 고스란히 목격해 정신 건강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질타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