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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음식을 먹어요" 식음료 스타트업의 즐거움

입력
2023.04.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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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스타트업 GFFG 체험기 1회

서울 신사동 GFFG 본사(왼쪽) 옆 오른쪽 건물에 ‘애니오케이션 카페’, ‘애니오케이션 와인바’, ‘키마스시’ 1호점 등 이 업체의 식음료 매장이 들어서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서울 신사동 GFFG 본사(왼쪽) 옆 오른쪽 건물에 ‘애니오케이션 카페’, ‘애니오케이션 와인바’, ‘키마스시’ 1호점 등 이 업체의 식음료 매장이 들어서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2021년 이준범 대표가 창업한 GFFG는 2014년 창업한 오베이(5BEY)를 시작으로 다양한 외식업을 하는 식음료(F&B)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GFFG는 'Good Food For Good'의 약자로, '좋은 음식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노티드', '다운타우너', '리틀넥', '호족반', '클랩피자', '웍셔너리', '키마스시', '애니오케이션 카페'와 '와인바', '오픈엔드', '미뉴트 빠삐용', '베이커리 블레어' 등 총 12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운영 매장이 43개입니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본사로 찾아간 첫날 눈에 띄었던 것은 본사 주변에 모여 있는 브랜드 식당들이었습니다. 애니오케이션 카페와 와인바, 키마스시, 리틀넥 매장이 바로 옆 건물과 맞은 편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블레어를 제외한 각 브랜드 1호점, 연구개발(R&D) 센터도 본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그래서 GFFG 직원들은 회사 근처 노티드와 애니오케이션 카페 등에서 음료를 사 먹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외식 사업의 핵심인 1호 매장과 연구개발 센터가 모두 본사 근처에 있는 이유는 밀착 관리 때문입니다. 이용자의 체험 현장인 매장을 가까이 두고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경험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서울 신사동 GFFG 본사에서 김민식 리틀넥 BO가 브랜드 관리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서울 신사동 GFFG 본사에서 김민식 리틀넥 BO가 브랜드 관리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이를 위해 본사와 매장을 오가며 브랜드를 관리하는 브랜드 오너(BO)라는 독특한 직책도 만들었습니다. BO는 여러 매장을 총괄하고 홍보 및 타 브랜드와 협업 등을 기획해 브랜드를 알리는 관리자입니다. 현재 이 업체는 10명의 BO가 있습니다.

매장을 중시하는 이 업체는 매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에게 BO를 맡깁니다. 김민식 리틀넥 BO도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리틀넥 개점 초기에 매장에서 주문 등을 받다가 경력을 쌓아 지점 매니저가 됐죠. 이후 모든 지점의 매니저로 일한 뒤 리틀넥을 총괄하는 BO가 됐어요."

김 BO는 "BO란 브랜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장이라는 마음으로 일해요. 주로 본사에서 일하지만 격주에 한 번 매장에 가서 음식과 위생상태를 확인하고 매장 매니저와 상담하죠. 일주일에 두 번 매니저, 주방 팀장, 홀 팀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여 매출 보고를 하면서 매출이 왜 올라가고 내려갔는지 논의하고 대책을 세워요."

BO는 본사의 전략을 매장에 전달하는 역할도 합니다. "본사의 다양한 부서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브랜드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줘요. 특히 위생 문제를 자문해주는 식품안전팀, 고객 불만 대응책을 마련하는 고객서비스팀의 방법론을 매장에 적용해 체계적으로 운영하죠."

김 BO는 입사하기 전 외식업 매장을 운영한 경험 덕분에 빠르게 매장을 파악했습니다. "입사 전 와인 바를 3년 간 운영했어요. BO로 일하면 여러 지점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도움돼요."

GFFG 직원들이 서울 신사동 푸드 R&D실에 모여 새로 개발한 음식을 시식하며 평가하고 있다. GFFG 제공

GFFG 직원들이 서울 신사동 푸드 R&D실에 모여 새로 개발한 음식을 시식하며 평가하고 있다. GFFG 제공

식음료 스타트업의 이색 풍경 중 하나는 직원들이 개발 중인 음식을 나눠먹는 것입니다. 마침 H가 방문한 날 새로 개발한 안줏거리를 시식했습니다. 브랜드 관계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한 건어물을 가져오자 직원들이 함께 맛을 봤습니다. 나눠준 음식을 먹어보니 부드러워 먹기 편했습니다. 직원들도 "크기가 적당해 한 입에 먹기 편하다" "향이 좋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음식을 선보이는 사내 품평회도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음식을 만드는 R&D 센터 직원, 해당 메뉴를 판매할 본사의 BO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R&D 센터에 모여 음식의 맛과 모양, 기존 메뉴와 궁합 등을 토론합니다. 종종 품평회에 참석하는 박신용 홍보 매니저에 따르면 브랜드 특징을 중심으로 메뉴를 평가합니다. "해당 브랜드의 특징과 그 음식이 맞는지 가장 많이 신경 써요. 또 기존 메뉴와 비교하며 잘 어울리는지 논의하죠."

매장 경험은 새로운 메뉴 개발에도 도움이 됩니다. 베이커리 R&D 센터의 조졍현 매니저는 노티드 매장에서 일해본 경험을 살려 메뉴를 개발합니다. "노티드 매장에서 제빵사로 시작해 지점 관리팀장을 거쳐 4년차 R&D 매니저가 됐어요. 매장에서 강조하는 노티드 브랜드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이미지와 노티드를 대표하는 크림류 제품들을 잘 알죠. 본사 요청에 따라 새로운 도넛을 개발할 때 이런 경험을 참고해요."

R&D 직원들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면 반죽의 길이, 크림 모양 등 상세한 정보를 포함한 요리법을 각 지점의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교육도 합니다. R&D 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직접 빵을 만들어 봤는데 동일한 품질과 모양으로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도넛을 만들면 출시 1~2주 전 각 지점의 현장 관리자급 팀장, 부팀장이 R&D 센터에 모여 교육을 받아요."

이 업체는 직원들이 회사 브랜드에 애정을 갖게 하기 위해 지키는 원칙이 있습니다. 모든 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입니다. 정직원으로 일하면 소속감과 함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져서 브랜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발굴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인사 담당자인 조성은 피플팀 디렉터는 이렇게 뽑은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사내 채용 제도를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 부서에서 원하는 조건을 걸면 직원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4명의 지원자를 뽑았어요. 본사 뿐 아니라 매장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해서 매장 매니저를 사내 문화 조성을 담당하는 컬처팀 구성원으로 뽑기도 했죠."

조 디렉터는 2014년 이 업체가 첫 매장을 개업했을 때부터 시작한 정직원 채용과 사내 채용 제도를 앞으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식음료 산업에 진심인 사람을 모으기 위해 정직원 채용을 계속 유지해요. 브랜드에 애정을 가지고 본인이 해보고 싶었던 것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을 뽑죠. 일하면서 배워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싶은 사람도 환영합니다. 함께 성장하는 외식 사관학교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손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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