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모임' 90여명 집단 참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큰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일컫는다.
기시다 총리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춘계 예대제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참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2021년 10월과 지난해 4월, 8월, 10월에 각각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지만, 참배한 적은 없다.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기시다 내각 각료 중에는 강경 우파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장관이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초당적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약 90여 명도 참배했다.
한국 정부는 기시다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거나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했다"면서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을 받드는 시설이다. 이 중 90%에 가까운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교수형 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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