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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문화재 승격 예고 문경 망댕이가마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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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문화재 승격 예고 문경 망댕이가마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4.20 16:06
수정
2023.04.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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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민속문화재 문경망댕이요,
국가민속문화재 승격 예고 후
문중 14명 이의제기에 이어
현 소유권자 친동생들도 소송
문중 내 갈등 심해 해결 난망

국가민속문화재지정이 보류된 경북 문경 관음리에 있는 전통 망댕이가마 조선시대 후기인 1863년 제작. 조선요 제공

국가민속문화재지정이 보류된 경북 문경 관음리에 있는 전통 망댕이가마 조선시대 후기인 1863년 제작. 조선요 제공

경북도 민속문화재인 ‘문경망댕이사기요(가마)’의 국가민속문화재 승격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문화재청의 지정 예고 후 문중 내부의 소유권 관련 소송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26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망댕이가마와 부속시설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예고했다. 처음 지은 연대(1863년)가 명확한 전통 칸가마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으며 조선시대 후기 요업사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망댕이가마는 경사진 곳에 내화벽돌 역할을 하는 망댕이로 여러 개의 칸으로 연이어 만든 가마를 말한다. 망댕이는 진흙을 장딴지처럼 빚어 만개나 엮었다는 의미다. 망댕이가마는 주로 문경 지역에서 아직도 많이 쓰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2월 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어야 하지만, 제동이 걸렸다.

문중 내 14명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망댕이가마 현 소유권자인 김영식 경북도 무형문화재(사기장-백자) 기능보유자의 조부이자 김정옥 국가무형문화재(사기장) 기능보유자의 부친인 고 김장수 사기장이 1973년 작고 당시 공동소유로 상속됐어야 하는데, 단독소유가 돼 현장조사 등이 원활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식씨는 경북 민속문화재로 지정될 때 장손 앞으로 할 것에 모두 동의했으며 인접 부지도 사비로 매입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게다가 현 소유권자의 친동생 등 2명이 지난달 8일 망댕이가마에 대한 소유권을 공동으로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게 결정타를 날렸다.

문화재청은 소 제기 6일 뒤인 지난달 14일 문경시에 지정 보류를 공식 통보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씨 가문은 문경지역에서 200년 이상 전통 망댕이가마를 고수하는 도자기의 명문가이다. 18세기 중반 1대 김취정을 시작으로 2대 광표, 3대 영수, 4대 낙집, 5대 운희, 6대 장수, 7대 정옥으로 이어진다.

김장수 사기장에게는 천만, 복만, 정옥 3형제와 두 딸을 두었다. 장남의 큰아들인 영식, 차남의 5남인 선식씨 둘 다 경북도무형문화재(사기장)으로 지정돼 활동 중이다. 셋째인 정옥은 1996년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김장수 사기장을 기준으로 아들과 손자, 증손자까지 가업을 잇고 있다.

김정옥 사기장은 “망댕이 가마에 대해 조카들끼리 소송으로 이어지고 하니 괴롭다”며 “관음리 가마는 문화재니까 소유를 완전히 문경시로 하는 방안을 요청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카와 숙부, 친형제끼리 치열한 송사가 벌어지고 있어 당분간 타결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 한 문화예술인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도예 명문가답게 서로 한 발씩 양보해서 슬기롭게 이 문제를 잘 풀어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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