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와 20년지기 진술했지만 허위였다" 증언
"이화영 구속 전 만나 '먼저 알았다 하겠다' 약속"
"쌍방울에 신세 진 것 많아 허위진술 도리라 생각"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안 회장은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지사가 증인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한 것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대북사업 명목으로 받은 지원금을 외국으로 빼돌리고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아태협과 쌍방울그룹, 경기도의 대북 송금 커넥션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안 회장이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안 회장은 이날 "김 전 회장과 알고 지내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 아닌 2018년 10월 말"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그간 김 전 회장과 자신이 20년 지기라고 진술해왔는데, 이 전 부지사 요구로 친분 관계를 과장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검찰이 언제 어디서 허위진술을 요구받았는지 묻자, 안 회장은 "경기도가 쌍방울 그룹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2억 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등 언론 보도가 나와 시끄러운 상황이었다”면서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을 원래부터 잘 아는 것으로 하자고 해서 '나는 먼저 오래전부터 알았던 걸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앞선 증인 출석 때와 달리 자세히 증언했다. 그는 "2018년 11월 김 전 회장과 김성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실장 등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당시 김 회장이 이 전 부지사 얘기를 먼저 하자 김 실장이 '나에게 실수한 게 있고 약속은 했는데 해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면서 "김 회장이 화가 나서 얼마냐고 뭘 해주면 되냐고 해서 스마트팜을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뒤 북측이 '괜히 경기도가 하는 것을 쌍방울이 대납해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하자, 김 전 회장이 '내가 남자니까, 약속했으니까 해준다'고 했다"고도 설명했다.
안 회장은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당시 상당히 친분이 있고 제가 쌍방울에 신세를 지고 있어서 (허위진술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계속 조사를 받다 보니 이 사실을 저만 아는 것도 아니고 제가 숨긴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사실대로 밝히겠다고 검사에게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이에 "매번 (안 회장의) 진술이 달라지는데 어떻게 증인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이에 "구속된 상태에서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기억이 없었다"며 "지금은 정신을 차렸고 맑은 정신으로 기억을 살려서 법정 증언을 할 정도는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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