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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정신질환 치료제"의 추락

입력
2023.04.19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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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LSD 문제아인가, 기적의 아이인가? -1

환각성 마약 LSD의 탄생을 기념하는 '자전거의 날' 기념 인쇄물. commons.wikimedia.org

환각성 마약 LSD의 탄생을 기념하는 '자전거의 날' 기념 인쇄물. commons.wikimedia.org

1985년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교육심리학 교수 토머스 로버트(Thomas B. Roberts)가 4월 19일을 ‘자전거의 날(bicycle day)’로 제정했다. 환각성 마약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를 합성한 스위스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Albert Hofmann, 1906~2008)이 1943년 미량의 LSD를 처음 의도적으로 복용한 뒤 자전거로 귀가한 날. 인류를 LSD의 세계로 이끈 그의 자전거 퇴근길을 기념하려는 취지다.

LSD는 1960년대 중반 이래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법으로 규제해온 불법 마약이지만, 소수의 과학자들은 지금도, 아니 근년 들어 보다 적극적으로 LSD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고, 로버트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스위스 로잔 출신인 호프만은 1929년 취리히대 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그해 ‘산도즈 (신약)연구소'(현 노바티스 자회사)에 취업했다. 사카린을 만든 그 회사에서 호프만이 맡은 임무는 호밀 곰팡이의 리세르산을 추출해 부작용 없는 혈액 순환·분만 촉진 물질을 합성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1938년 25번째로 탄생한 화합물이 ‘LSD-25’. 하지만 약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잇단 실패에 절망하던 그는 이전 화합물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1943년 4월 16일 실험 도중 극미량의 ‘LSD-25’가 피부에 묻은 뒤 약 2시간 동안 기괴한 부작용, 즉 눈을 감은 채 만화경 같은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의 흐름에 휩싸이는 경험을 했다. 그는 사흘 뒤 조수의 도움을 받아 250마이크로그램(㎍)을 물에 희석해 복용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시였고 자가용 승용차 운행이 통제되던 때였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집이 아니라 기괴한 환각의 세계로 나아갔다.

1950·1960년대 기적의 정신질환 특허 치료제로 각광받던 LSD는, 오남용 부작용이 심해지면서 1963년 특허 만료 직후 '문제아'로 낙인찍히기 시작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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