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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우파 집권' 파라과이 '대선판 지각변동'… 중도좌파 후보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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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우파 집권' 파라과이 '대선판 지각변동'… 중도좌파 후보 선두

입력
2023.04.17 08:50
수정
2023.04.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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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선 실시… 중남미 '좌파 물결' 더 거세질 듯

2018년 대선 당시 유세 중인 에프라인 알레그레(가운데) 파라과이 정통급진자유당 후보. 카피아타=로이터 연합뉴스

2018년 대선 당시 유세 중인 에프라인 알레그레(가운데) 파라과이 정통급진자유당 후보. 카피아타=로이터 연합뉴스

70년 넘게 보수 우파가 집권하고 있는 남미 파라과이의 정치권이 거센 지각변동을 겪게 될 조짐이다. 이달 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좌파 후보가 여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선 것이다. 파라과이도 최근 좌파가 득세하고 있는 중남미 '핑크타이드' 물결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파라과이 ABC콜로르 등에 따르면, 오는 30일 치러질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중도좌파 계열 야당인 정통급진자유당(PLRA)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가 집권당인 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알레그레 후보는 지난 10일 발표된 '다토스'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6%를 기록해 35.5%에 그친 페냐 후보를 5.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지난 2월 중순까지 알레그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페냐 후보에 줄곧 밀리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선두로 치고 나온 건 2월 말부터다. 그는 대선을 한 달여 남기고 다토스와 'GEO' 등 여론조사기관이 시행한 지지도 조사에서 페냐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알레그레 후보의 '지지율 1위 기록'은 파라과이에선 커다란 변화의 전조로 볼 수 있다. 보수우파가 무려 70년 넘게 장기 집권을 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은 1947년 이후 딱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곤 71년간 대권을 놓친 적이 없다. 중간에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은 중도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71)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조차 당시 기득권층 주도로 중도 탄핵을 당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장기 집권을 둘러싼 피로감에 더해 각종 부패 의혹까지 제기된 탓에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이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변호사이자 대학교수 출신인 알레그레 후보는 이미 2013년과 2018년 대선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어 이번 대선이 '2전 3기' 도전이다. 특히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51) 현 대통령과 맞붙은 직전 대선에선 대규모 야당 연합 후보로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루고 정부에서 공공사업통신부 장관을 지낸 알레그레 후보는 에너지 공급에 대한 공공 개입, 부패 척결, 빈곤층 구제, 조직범죄 소탕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다. 특히 외교 면에서 그는 "중국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까닭에 집권 성공 시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끊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알레그레 후보가 당선되면 멕시코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남미에 일렁이는 '핑크타이드'에 더 힘이 실리게 된다. 남미 주요 13개국 중 우파 정권은 에콰도르와 우루과이만 남게 된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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