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9주기 맞아 시민 발길 이어져
“얘는 경찰관이 되고 싶었나 보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16일 오전 10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 4·16기억교실’. 2학년 2반 교실 책상 위에 놓인 경찰복을 살펴보던 김모(59)씨 부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기억교실을 처음 찾은 부부는 “이런 비극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이날 참사 9주기를 맞아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과 만나려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조윤아(11)양은 “너무 많은 사람이 숨져 슬프다”라고 했다. 그러자 엄마는 “아직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기억해야 하기에 이곳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과 교무실을 그대로 복원한 공간이다. 책상과 칠판, 교탁, 사물함은 물론 선풍기와 달력, 시계까지 보존돼 있다. 특히 2반 교실에서는 숨진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노래가 나와 방문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책상에는 사진과 작은 꽃, 액자 등이 놓였고, 학생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노트와 노란색 볼펜도 비치돼 있었다. 노트에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마음을 대신해 사과한다’ ‘잊지 않겠다’ ‘미안하다’ 등 반성과 추모의 글귀가 가득했다.
빈 책상을 어루만지던 한 시민은 “생존 학생의 것”이라는 안내자의 설명에 한숨을 깊이 내쉬기도 했다. 그는 “살아남은 아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2층 가장 안쪽에는 ‘기억교무실’도 자리했다. 출석부와 통신문이 책상에 놓여 있었고, ‘사랑의 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3시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는 ‘기억ㆍ약속ㆍ책임’을 주제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김종기 4ㆍ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보고 싶어 하지 않은 날이 없었고,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항상 옆에 있는 것만 같았다”며 “언젠가 아이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유족들을 따뜻이 맞이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 아빠들은 아직도 그 큰 세월호가 왜 갑자기 침몰했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다”면서 정부에 추가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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