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남성 6년간 폭행, 갈취한 50대 '징역 7년'

"자녀 납치하겠다" 협박 1억5,000만원 갈취
벌어오는 돈 적다며 40여 차례 폭행·가혹행위

광주지방법원 전경.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을 6년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50대 남성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고상영)는 상해, 특수폭행, 폭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5년간 신상정보 등록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11월 지인의 소개로 지적장애가 있는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B씨가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임을 알아채고 접근했다. A씨는 식당을 운영하던 B씨의 일을 도와주겠다고 한 뒤 B씨로부터 매달 250만 원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내가 조직에서 생활을 좀 했다. 너 하나쯤 어떻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사람을 시켜 네 자녀를 납치할 수도 있다"고 협박을 일삼았다. 또 B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마음대로 물건을 사고, '충성의 증표'라며 명품 시계와 중고 외제차를 구매하게 한 후 가로채는 등 1억5,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지속적인 갈취에 B씨는 결국 식당을 정리하고 호텔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대리운전과 택시운전도 해야 했다. A씨는 B씨가 벌어오는 수입이 적다는 이유로 40여 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결국 견디다 못한 B씨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A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매달 2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노무 계약에 따라 돈을 받았고, 명품 시계는 선물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와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매우 심각한 폭행에도 피해자가 전혀 반항하지 못할 만큼 피고인의 폭행이 일상화됐다"며 "피해자 인격과 존엄성이 중대하게 훼손된 점,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