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해외 투어 후 30억대 수의계약 체결
학교법인 단국대 산하 단국대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도매업체 대표가 병원 내 축구동호회에 가입해 병원 임직원들과 10년 넘도록 국내 및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병원에 수십억 원대 의약품을 수의계약으로 납품하다 교육부에 적발된 곳이라 뒷말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단국대병원 축구동호회 20여 명은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베트남 냐짱을 다녀왔다. 축구경기는 18일 오후 한 차례만 치렀으며, 어메이징호핑투어, 럭셔리 요트투어 등 대부분 관광 일정이었다. 매달 국내에서 축구 모임을 해온 이 동호회는 2019년 중국 칭다오에 다녀오는 등 매년 한 차례씩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경기를 해왔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해외투어는 중단됐다.
축구동호회는 전직 병원장을 비롯해 의약품 구매팀 등 주로 병원 직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연간 수십억 원의 의약품을 납품하는 의약품도매업체 A사의 대표 B씨도 포함돼 있다. B씨는 2019년 중국 칭다오 일정에 함께 했으며, 이번 베트남 여행에선 전직 병원장인 C씨 등과 하루 전에 출국해 골프도 쳤다.
병원 측은 해외투어와 골프 비용 등은 B씨와 전 병원장, 직원 모두 각자 부담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단국대병원은 A사와 수십억 원대 수의계약을 맺었다. 현행법상 물품 구매 및 용역비가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경쟁을 통해 계약해야 한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교육부 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1년 초 단국대병원 종합감사(2018년 3월~2021년 3월 기준)를 통해 일반경쟁 입찰대상임에도 수의계약을 체결한 43건(102억3,000여만 원 상당)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2건은 A사와 체결했으며, 계약 금액은 2019년 12월 26일과 2021년 1월 1일에 각각 9억9,700만 원과 21억8,500만 원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B씨가 포함된 단국대병원 축구동호회가 2019년 칭다오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차례 수의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단국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지난달 베트남과 2019년 칭다오 투어 모두 B씨와 전 병원장 등이 함께 다녀왔고 공개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B씨가 우리 병원 직원 출신이라 동호회 회원이란 점이 이상하지 않았고, 비용도 각자 부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부적절한 동행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베트남 투어 때 B씨가 포함됐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이전부터 축구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했는지 자세히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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