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고발 사주' 증인 출석 "예상하고 만들었겠나"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 작성은 "검찰 신뢰 지키려고"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에서 논란이 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채널A 사건' 보도 전에 이미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전 대검 대변인)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손 부장의 고발 사주 의혹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수처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부장이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보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고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보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 등과 민주당 정치인 3명이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채널A 사건 발생 당시 대검 대변인이던 권 실장은 한 장관, 손 부장과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2020년 3월 말∼4월 초까지 대화를 주고받았다.
공수처는 이날 권 실장에게 당시 채팅방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물었지만, 권 실장은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공수처에 "채팅방이 개설된 때가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공수처가 2020년 3월 14일이라고 답변하자, 권 실장은 "채널A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것이 그해 3월 31일인데, 그전부터 사건을 예상하고 채팅방을 열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증인과 손준성, 한동훈이 채널A 사건이 보도된 3월 31일부터 4월 2일 사이에 하루 최대 127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4월 3일 증인이 한 차례 메시지를 보낸 뒤에 대화가 단절됐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손 부장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웅 의원에게 4월 3일에 고발장을 처음 보냈다고 보고 있다.
권 실장은 "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종료했는지 하나하나 기억하기 어렵다"며 "친구와 메시지를 할 때도 그만 자자거나 내일 보자는 등 여러 얘길 하기 때문에 내가 어떤 메시지를 마지막에 보냈는지 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권 실장은 '대변인 시절 기자들을 불러 윤석열 총장 가족과 관련해 작성된 대응 문건을 보여주며 설명했느냐'는 공수처 검사의 질문에 "장모 대응 문건이 아닌 검찰 대응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검토한 게 아니라 검찰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검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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