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유리창 34장 잇따라 파손
깡통 맞추다가 싫증 나 아파트로
쇠구슬 100개 발견... 새총 직접 만들기도
경기 부천에서 고층 아파트에 쇠구슬을 쏴 아파트 베란다와 공용 계단 유리창 30여 장을 파손한 40대 남성이 2년 만에 붙잡혔다.
부천 원미경찰서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부천시 4개 아파트 단지 20층 이상의 30가구 베란다와 공용 계단 4곳에 지름 7~8㎜ 쇠구슬을 새총으로 쏴 유리창 34장을 깨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A씨는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15일 간격으로 아파트 17층 자택과 옥상, 인근 상가 건물 옥상, 공원 등지에서 주변 아파트를 향해 쇠구슬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호기심에 새총을 구매해 한적한 공터에서 깡통을 세워 놓고 쏘다가 싫증 나서 고층 아파트를 향해 쐈다"며 "특정 가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2021년 7월 최초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1년 7개월간 추적 끝에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쇠구슬 발사 지점 방향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의심 가구를 1,000여 곳으로 압축하고, 쇠구슬 구매 이력을 조회한 끝에 A씨를 특정해 검거했다.
A씨는 지난 2년간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으로 쇠구슬 1,000여 개를 주문했다. 경찰이 A씨 차량을 수색한 결과, 직접 깎아 만든 나무 새총과 쇠구슬 100여 개가 나왔다. 인터넷으로 구입해 범행에 사용한 쇠로 된 새총은 이미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1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은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고 걷는 과정에서 뒤늦게 유리창에 금이 가 있는 것을 파악하고 신고했다"며 "A씨가 부정기적으로 사람이 없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을 골라 범행한 탓에 검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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