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기업 인식조사' 설문
MZ세대 78% "함께 고민하는 소통형 리더 원해"
"꼰대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남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꼰대론'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올린 영상 속 발언이다. 권위적 사고를 가진 상사 등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를 기업 총수가 직접 꺼내 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다가가려 해 당시 화제가 됐다.
MZ세대를 중시하며 소통을 넓히려는 그룹 총수들의 행보는 최 회장뿐만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셀카'를 찍기도 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토크 콘서트를 열어 격식 없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고 신년 인사를 디지털 영상으로 대체하며 차별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소통형 리더십을 MZ세대 10명 중 8명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결정하는 리더를 원한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 공개한 '기업(인) 인식 조사'(20·30대 827명 대상 설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영자들이 보이는 MZ세대와의 소통 행보에 대해 응답자 70.2%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선호하는 경영진 리더십 유형도 소통형(77.9%)을 꼽았다.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카리스마형은 13.9% 선택에 그쳤고, 직원에게 권한을 넘기고 업무 처리 시 자율성을 부여하는 위임형(8.2%)도 크게 지지하지 않았다.
가고 싶은 기업, 월급보다 워라밸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으로도 ①기업 내 조직원 간 소통 강화(37.2%)를 가장 많이 거론했고, ②적극적 투자 및 일자리 창출(29.7%) ③좋은 제품과 서비스 생산(24.7%) ④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적극 실천(5.7%) 등을 제시했다. 전경련 측은 "MZ세대들은 생산과 투자,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전통적 역할 이상으로 기업 구성원 간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MZ세대들은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는 월급과 성과 보상체계가 잘 갖춰진 기업(29.6%)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 기업'(36.6%)을 가장 선호했다.
기업 규모별 호감도는 대기업(호감 64.4%·비호감 7.1%), 중견기업(호감 51.2%·비호감 7.8%), 공기업(호감 46.6%·비호감 17.4%), 스타트업(호감 38.0%·비호감 15.5%) 순으로 높았다. 중소기업만 호감(21.1%)에 비해 비호감(36.1%)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또 기업이 한국 경제 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봤지만 기업들의 기부활동은 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상윤 전경련 CSR본부장은 "MZ세대들이 우리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업들이 사회공헌이나 ESG 경영 활동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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