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들어 처음 이틀째 통신 무반응
한미훈련 반발, 인권 공세에 '행동 예고'
"NLL 등 완충지대 침범할 가능성도"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 앞서 우리 당국과의 통신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북한 인권 문제 거론과 한미연합훈련 실시 등에 반발해 조만간 행동에 나서겠다는 예고장으로 읽힌다. 당장 이번 주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업무개시 및 마감 통화와 서·동해 군통신선의 오전·오후 정기 교신에 응답하지 않았다. 연락사무소 통화에는 이틀째(업무일 기준), 군통신선 교신에는 나흘째 답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과의 통신이 이틀 넘게 중단된 건 202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이다. 현 정부 출범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졌음에도 북한은 정기적인 통화에 답해왔다.
북한이 최근 한미연합훈련 등에 반발해 의도적으로 통신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달 13~23일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훈련을 실시했다. 이달 들어서도 3, 4일 한미일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가한 가운데 대잠수함전 및 수색구조 훈련을 벌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연합훈련 중에는 남북 군사통신선의 역할이 더 중요해 훈련이 끝난 뒤 '연락 두절' 카드를 빼들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것도 북한의 불만 요인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북한인권 보고서'를 역대 처음 공개하는 등 북한의 치부를 들추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무응답에 대해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절 도발은 연례행사…위성 발사는 날씨가 변수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력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태양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절 전후 북한의 도발은 연례행사다. 지난해에도 태양절 다음 날(4월 1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올해엔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가장 유력한 도발 시나리오다. 북한은 "4월 중 정찰위성을 쏴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박 교수는 "이번 주 중 위성 발사 후 성공을 주장하며 태양절을 기념하려 할 것"이라면서 "다만 날씨 등 발사 여건이 변수"라고 전망했다.
태양절과 무관하게 남한을 겨냥한 '대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해상에서 북한 함정들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등 남북 완충지대를 더 무력화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의 남측 영공 침범 직후인 지난 1월 "북한이 우리 영토를 침범한다면 9·19 합의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한 바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