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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 사건 배후 의혹 남성 구속… '청부 살인'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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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 사건 배후 의혹 남성 구속… '청부 살인'에 무게

입력
2023.04.07 21:00
수정
2023.04.08 02:29
6면
0 0

강도살인교사 혐의 "증거인멸, 도주 우려"
범행 줄곧 부인… 경찰 증거 확보 가능성
유씨 아내 등 조력자 범죄 혐의도 살펴봐

‘강남 납치·살해’ 사건 윗선 배후로 지목돼 경찰에 체포된 유 모씨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강남 납치·살해’ 사건 윗선 배후로 지목돼 경찰에 체포된 유 모씨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 납치ㆍ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남성 유모씨가 구속됐다. 이번 사건이 ‘청부살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새벽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받는 유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붙잡힌 피의자 5명 모두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유씨는 앞서 구속된 납치ㆍ살해 실행범 3인조의 ‘윗선’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경우(36ㆍ법률사무소 직원)와 황대한(36ㆍ주류회사 직원), 연지호(30ㆍ무직)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이튿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씨가 주범 격인 이씨에게 착수금(4,000만 원) 명목의 돈을 주며 범행을 의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씨 측은 여전히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를 입증할 만한 연결고리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유씨 측 변호인은 경찰이 5일 그를 체포하자 “체포영장은 몇 가지 단서만으로도 발부돼 큰 의미가 없다”면서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씨가 범행 직후 두 차례 유씨와 만난 것 역시 “접촉 당시 이씨가 범행에 연루된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착수금조로 건넨 4,000만 원에 대해서도 3,500만 원은 2021년 9월 차용증을 쓰고 빌려줬고, 나머지 500만 원도 비슷한 시기 이씨의 간청에 차용증 없이 꿔 줬다고 설명했다. 범행 1년 6개월 전에 차용증까지 쓰고 대가를 지급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경찰은 유씨 측 주장을 일축한다. 한 베테랑 경찰 수사관은 “영장은 인신을 구속하는 거라 범죄 혐의 상당성을 가장 중요하게 따진다”며 “차용증 작성 시점과 만남 횟수만 갖고 영장이 청구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사팀이 유씨와 이씨의 자택, 유씨 변호인의 법률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폰 통화 및 계좌거래 내역 등에서 사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이동하기에 앞서 취재진이 건넨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유씨 아내 황모씨와 성형외과 직원 이씨 부인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황씨는 2020년 피해자 소개로 P코인 투자를 시작했지만, 이후 수익 분배를 놓고 갈등을 빚은 관계다. 경찰은 유씨 부부를 출국금지하고, 그가 검거될 당시 함께 있던 황씨도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이씨 부인은 살해에 쓰인 주사기와 마취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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