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장악 테네시주 하원, 흑인 의원 2명 제명
시위 참가 백인 의원은 구제...인종차별 논란까지
바이든 대통령 "전례 없는 비민주적 처사" 비난
미국 테네시주 하원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민주당 의원 2명을 제명해 파장이 일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테네시주 하원은 민주당 의원 3명의 제명안을 투표에 부쳤으나, 백인 의원 1명은 제명하지 않아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례 없는 비민주적 처사"라며 맹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테네시주 하원은 이날 민주당 소속의 저스틴 피어슨 의원과 저스틴 존스 의원이 불법 시위를 조장했다며 제명 처리했다. 제명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하원을 장악(공화 75명, 민주 23명)한 공화당이 제명 찬성 몰표를 던지면서 피어슨과 존스가 의원직을 잃게 됐다. 글로리아 존슨 의원은 공화당 이탈표 덕에 살아남았다.
존슨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것은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백인 여성인 존슨 의원 제명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피어슨과 존스는 모두 흑인 남성이다. 존슨 의원도 "(표결 결과와) 내 피부색이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네시주 하원 흑인 의원 연합회도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제명안이 상정된 이유 자체가 반민주적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지난달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사립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9세 학생 3명을 포함한 6명이 사망했다. 지역 주민들이 주의회로 몰려가 총기 규제 법안을 제정하라고 시위를 벌였는데, 민주당 의원 3명이 동참한 것이 징계 사유가 됐다.
공화당은 민주당 의원들이 폭력 시위를 선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공화당 소속 지노 불소 하원의원은 "피어슨과 존스를 주의회에 남겨두면 동료 의원들이 하원에서 계속 반란을 일으키도록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의회가 확인한 시위 영상을 보면, 민주당 의원들은 확성기를 들고 연설했을 뿐 폭력 시위를 조장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테네시주 하원의 의원 제명은 드문 일이다. 1900년대 이후 의원 제명은 단 두 차례인데, 한 명은 뇌물 수수(1980년), 나머지 한 명은 성추행(2016년) 관련 혐의를 받았다. 공화당이 이번 제명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백악관 "평화 시위 한 의원 처벌은 충격적"
백악관도 테네시주 하원 결정을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행동을 촉구하는 수천 명의 평화적 시위대에 합류한 의원들을 처벌하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전례도 없는 비민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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