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러시아 이성 되찾게… 중국 '중재' 기대"
시진핑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 지지"
공동성명 채택… 7일 한 차례 더 회동
중국과 프랑스가 6일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협상의 조속한 개시와 핵무기 사용 반대에 뜻을 같이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시 주석은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사회) 안정에 타격을 줬다"며 "러시아가 이성을 되찾게 하고, 모두를 협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있어 당신(시 주석)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중국 역할론'을 언급한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즉각적 휴전을 골자로 한 평화안을 제시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났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항상 유럽을 다극화한 세계의 독립적 일극으로 간주하고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 실현을 지지한다"며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도, 의지하지도, 제3자의 제한을 받지도 않는다는 점을 견지하며 유럽이 독자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가 삐걱대는 가운데 프랑스를 대(對)유럽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아 서방의 대중 견제 구도에 균열을 내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항공우주·민간용 원자력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고, 녹색발전과 과학기술 혁신 등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육성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의지를 밝히는 한편 "프랑스의 농장에서 중국의 식탁까지 이르는 전체 사슬의 쾌속 협력 메커니즘을 프랑스와 함께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2017년 대통령 취임 후 3번째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약 5개월 만에 다시 대면했다. 마크롱의 이번 국빈 방중에는 에어버스, 알스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전력공사(EDF) 등 프랑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50∼60명이 동행했다. 사흘간의 방문 기간 이들 기업과 중국 측 간에 몇 건의 대규모 계약들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는 중국에 여객기 최종 조립을 위한 두 번째 생산라인을 세운다는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5일 중국을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시 주석, 마크롱 대통령의 3자간 회동도 이날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국빈 만찬 후 7일 광저우에서 시 주석과 재차 만날 것이라고 홍콩 매체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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