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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도로 한가운데에 누워있던 취객을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당시 도로에 누워있던 취객을 운전자가 사고 전 인지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송진호)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7)씨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0년 11월 1일 오후 8시 54분쯤 대전시 대덕구 한 도로에서 제한속도(30㎞)를 넘는 시속 46㎞로 승용차를 몰고 가다 술에 취해 도로 중앙선 부근에 누워 있던 B(63)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시속 30㎞의 제한속도로 운전했더라도 제동거리를 감안하면 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이 인적이 드문 어두운 도로에서 검정 계통 옷을 입은 채 도로에 누워있는 피해자의 존재를 예측하기가 현저히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사가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를 예측했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검은 계통 옷을 입은 채 도로 바닥에 누워있어 주변 배경과 명암 대비가 크지 않아 멀리서 일찍 피해자의 모습을 확인 내지 식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고인 차량 블랙박스에서도 충돌 직전에서야 비로소 어렴풋한 형제가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사고지점 이전 충분한 거리에서 피해자를 발견해 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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