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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경선 스타트...'친윤 일색'에 흥행 카드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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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경선 스타트...'친윤 일색'에 흥행 카드가 없어

입력
2023.04.05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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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후보' 김학용·윤재옥 나란히 출마선언
金 '수도권 총선 승리' 尹 '대야 협상력' 강조
원대 선거도 '윤심' 따라..."역동성 사라졌다" 지적
당 일각 "누가 되든 '친윤 원대'...용산 시그널 기다려"

김학용(왼쪽 사진)·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학용(왼쪽 사진)·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친윤 지도부'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4일 시작됐다. 김학용(4선·경기 안성)·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만 나란히 출사표를 던지면서 7일 경선은 양자 대결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수도권 출신인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바람몰이"를, 'TK(대구·경북)' 출신 윤 의원은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를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원내대표는 현역의원들의 투표로 뽑는다. 하지만 정작 이들 '유권자'들은 무관심한 분위기다. 두 사람 모두 '친윤석열' 후보로 꼽히는 만큼 후보 간 대결 양상이 뚜렷하지 않아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당내 일각에서는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김학용 "수도권 승리 선봉 서겠다"...외연 확장 강조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통해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기현 대표가 약속한 '당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총선 최대 승부처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을 시작으로 보수정당에서는 드물게 수도권 지역에서만 4선을 했던 경력을 내세워 외연 확장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한 강점으로 꼽히는 '소통'을 내세우며 "소통이 힘의 원천이자 승리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왼쪽)·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윤재옥(왼쪽)·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윤재옥 "총선 승리는 지역이 아닌 경험"...협상력 부각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TK 출신 윤 의원은 '지역 안배'보다 '경험'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대선 캠프에서 선거상황실장을 맡았던 경험을 언급했다. 아울러 △실수 없는 원내 전략 △쌍방향 당정 소통 △탁월한 대야 협상을 앞세운 '협상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심심한 원내대표 선거...'비윤 찍어내기' 학습효과?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당내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친윤 일변도'로 흐르면서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비윤 찍어내기'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정운영의 적'으로 몰렸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사례를 코앞에서 지켜본 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거스르는 인사로 찍히면 안 된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꼽혔던 박대출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선회하고, 김태호· 조해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보군이 조속히 정리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 지원'을 받은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항해 친윤계를 비판하고 나선 '호남 재선' 이용호 의원이 40%의 득표율로 파란을 일으켰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은 차단된 셈이다. 이렇다 보니 후보 간 정책·역량 검증도 사라진 모습이다. 한 초선의원은 "친윤 핵심 의원들이 밀어주는 후보가 누군지 파악하고 있다"며 "용산(대통령실)의 시그널이 없으면 그때 후보들 지역이나 협상력을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윤 일색' 지도부, 수직적 당정관계에 매력 반감

당 지도부와 당직 인선이 '친윤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당정관계가 수직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원내대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의 장악력이 커질수록 원내대표의 활동 공간이 좁아지고 정치력을 발휘하는 데 제약이 커진다는 것이다. 야당과의 협상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하는 원내대표의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당은 사실상 '윤석열 당대표'를 '김기현 원내대표'가 보좌하는 모양새"라며 "차기 원내대표가 존재감을 발휘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출마를 고심하던 윤상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진짜 위기인데 내부에서는 그걸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공감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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