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온갖 악재에도 개막 시리즈에서 '흥행 대박’을 쳤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각종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지만, 개막 2연전 모두 구름 관중이 몰렸다.
1일 막을 올린 프로야구는 주말 이틀 동안 전국 5개 구장에 총 19만 6,945명의 관중이 방문했다. 두산과 롯데가 맞붙은 잠실구장(2만 3,750석)과 SSG와 KIA가 격돌한 인천 SSG랜더스필드(2만 3,000석)는 이틀 연속 매진됐다. 두산이 잠실에서 2경기 연속 매진을 이룬 건 2019년 5월 4, 5일 LG와 어린이날 시리즈 이후 약 4년 만이다. 또 SSG의 개막 2연전 매진은 인천 연고 팀 사상 최초다.
특히 개막전인 1일엔 모든 구장 입장권이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모두 팔렸다. 이날 총 관중은 10만 5,450명으로 집계됐는데, 역대 최다 관중(2019년, 11만 4,021명) 2위 기록이었다. 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개막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마운드에 올라 시즌 개막을 알리는 공을 던졌다. 대통령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한 건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아울러 프로야구 시구를 한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포함해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총 6명이다.
팬들의 성원 속에 힘차게 출발한 프로야구는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한 가운데 키움이 한화에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키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6으로 맞선 9회말 김휘집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7-6 승리를 거뒀다. 전날에는 이형종이 끝내기 안타를 쳤다. 시범경기 1위에 올라 다크호스로 꼽혔던 한화는 뒷심 부족에 울었고, 1선발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 등판부터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터졌다.
8개 팀은 1승씩 주고받았다. 잠실에서는 롯데가 한동희의 결승 2타점 2루타와 선발투수 나균안의 6.2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두산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날 11회말 끝내기 홈런 패배를 설욕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개막전에서 4시간 43분 혈투 끝에 데뷔전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이날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대구에서도 삼성이 NC에 0-6으로 끌려가다 8-6으로 뒤집는 대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또 인천에선 KIA가 SSG 선발투수 커크 맥카티를 10안타로 두들겨 9-5 승리를 거두고 1패 후 첫 승을 챙겼다. 수원에선 LG가 연장 11회 끝에 KT를 10-9로 누르고 1승 1패로 2연전을 마쳤다.
이날 공교롭게도 2023 WBC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투수들은 집단 난조를 보였다. KT 소형준은 수원 LG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9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고, LG 선발 김윤식은 1이닝(4피안타 1홈런 2볼넷 2실점) 만에 강판했다. NC 구창모 역시 삼성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4.1이닝 7피안타(1홈런) 6실점으로 흔들렸다. KIA 이의리는 SSG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4사구를 6개나 남발했다.
한편, 개막전에 의미 있는 기록도 나왔다. SSG 에이스 김광현은 1일 327번째 등판 경기에서 KIA 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막고 통산 150승(리그 5호)을 챙겼다. 이는 2007년 정민철(347경기)보다 빠른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150승이다.
2022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키움 안우진은 같은 날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12탈삼진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이자, KBO리그 개막전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1996년 개막전에서 기록한 주형광(롯데)과 정민철(한화)의 10탈삼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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