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창립멤버 시작, 권도형 체포 때도 함께
테라에서 자금 흐름 총괄 CFO 근무..."키맨"
'차이' 설립 초대 대표... 테라-차이 연결고리
檢 "한창준 주요 인물... 국내송환 예의주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범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검찰이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재차 실패했다. 권 대표의 국내 송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검찰은 지난달 몬테네그로에서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된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차이) 대표가 '키맨'이 될 것으로 보고 송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테라의 시작과 끝 함께...차이 연결고리도
한 전 대표는 11개월간 이어진 권 대표의 해외 도주극의 대미를 함께 장식한 인물이다. 몬테네그로 경찰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권 대표를 체포했다. 동행 중이던 한 전 대표도 이때 함께 검거됐다.
권 대표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그는 테라폼랩스의 창립 멤버였다. 해외 구직 사이트에 게시된 한 전 대표의 이력을 보면, 그는 2018년부터 테라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일했다. CFO는 회사의 자금 흐름·회계 등 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요직으로, 최고경영자(CEO)의 동반자로 간주된다.
테라폼랩스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던 강형석 스탠다드프로토콜 대표도 한 전 대표를 테라·루나 사태의 '키맨'으로 지목했다. 강 대표는 신현성 전 대표를 비롯한 테라·루나 초기투자자와 개발자들에게 제기된 '사전 발행 루나 코인 고점 매도' 의혹과 관련해 "총발행량을 숨기고 몰래 발행한 루나를 매도해 이익을 얻었다면, CFO는 이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수사의 핵심인 '테라-차이 관계'를 정확히 알려줄 인물이다. 테라 CFO로 일한 한 전 대표는 2018년 9월 '지구전자결제(차이 전신)'를 설립하고, 이듬해 6월 '차이 대표'로서 신현성 당시 테라 공동대표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다. 2019년 한 전 대표는 차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한 전 대표는 차이 대표를 지낸 뒤 종종 테라 사무실에 밤늦게 나와 일을 했다고 한다. 2021년에는 퇴사한 강 대표에게 급여 세금 처리와 관련해 '테라 CFO' 명함을 첨부해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강 대표는 "차이와 테라는 설립 초기 개발인력을 공유하는 등 사실상 한 회사였다"며 "차이 초대 대표로 권 대표 최측근인 한창준이 낙점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檢 "CFO 주요 수사 대상... 국내송환 예의주시"
검찰도 한 전 대표를 테라·루나 사태의 전모를 밝혀줄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CFO는 조직 내에서 돈을 다루는 일을 하기 때문에 핵심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권도형이나 신현성 못지않은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특히 한 전 대표의 혐의가 주로 한국 내 범행과 관련이 있고, 미국 수사당국에선 구체적으로 범행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국내 송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송환이 수사는 물론이고 권 대표 송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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