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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피임약’ 유방암 발병 위험 높인다

입력
2023.04.02 18: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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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피임약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먹는 피임약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복합 경구 피임약(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20%가량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로게스테론 단독 성분도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1996~2017년 20~49세 침윤성 유방암이 발병한 50세 미만 여성 9,498명과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유사한 조건의 여성 1만8,17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대상 유방암 여성의 44%(4,195/9,498명)와 대조군의 39%(7,092/1만8,171명)가 유방암 진단 전 평균 3.1년 동안 호르몬 피임약 처방을 받았다.

연구 결과, 프로게스테론 단독 성분의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던 여성이나 최근 복용을 중단한 여성도 유방암 위험이 20~3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은 일단 사용을 중단하면 서서히 사라졌으며, 복용을 멈추고 10년이 지나면 위험이 없어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호르몬 피임약 위험에 대한 지식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이러한 위험은 피임약을 복용하는 이점과 비교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를 진행한 다니엘 피츠패트릭 옥스퍼드대 암 역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프로게스테론 단독 피임약의 현재 또는 최근 사용이 유방암 증가와 관련 있다는 중요한 새로운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 유방암 환자 단체인 ‘브레스트 캔서 나우(Breast Cancer Now)’의 코트리나 템시나이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전에 어떤 호르몬 피임약을 사용했는지 혹은 프로게스테론 단독 피임약을 얼마나 오래 복용했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질병 가족력 등도 고려하지 않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실렸다.

앞서 여성호르몬 함량을 기존보다 4분의 1 정도로 대폭 낮춘(에스트로겐 함량 15~35㎎) 호르몬 저용량 경구 피임약이나 호르몬 방출 자궁 내 피임 장치(IUD)도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된 바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병원 리나 모르크 역학 교수 연구팀은 15~49세 여성 180만 명을 대상으로 1995~2012년 진행한 연구 결과다. 11년간 추적 조사 결과. 연구 대상자 가운데 1만1,517건의 유방암 환자가 발견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저용량 여성호르몬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적이 있는 여성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20% 높았으며, 피임약 사용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위험이 높아졌다.

피임약을 1년 미만 사용한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9% 증가했지만, 10년 이상 사용하면 38%까지 높아졌다.

또한, 사용하던 저용량 여성호르몬 피임약을 끊어도 5년간은 유방암 위험이 약간 높은 상태로 지속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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