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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대결전’ 표현 11년 만에 등장… 위협수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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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대결전’ 표현 11년 만에 등장… 위협수위 고조

입력
2023.03.29 12:00
수정
2023.03.29 15:54
N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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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이 '주적'임을 강조하려는 의도
체제 결속 위해 주민 단합 유도 목적
"북한 도발, 4월에 최고조 될 것"

27일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조선중앙TV는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 섬을 겨냥해 가상 핵습격을 진행하면서 표적상공 500m에서 전투부를 공중폭발시켰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27일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조선중앙TV는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 섬을 겨냥해 가상 핵습격을 진행하면서 표적상공 500m에서 전투부를 공중폭발시켰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미사일을 쏘고 심지어 전술핵탄두까지 공개한 북한이 '말'로도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남한을 사실상 주적으로 규정한 '대남대결전'이라는 표현을 11년 만에 사용했다. 무력시위의 효과를 증폭시키고 체제를 결속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9일 북한 주요 관영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대남대결전'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청년 140만여 명의 인민군 입대·복대를 탄원(자원)하고 있다고 전하며 "(새 세대들은) 반미, 대남대결전의 세기적 승리를 기어이 안아올 각오에 충만돼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23일 청년집회 및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 개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조선청년의 영웅적 기상으로 반미, 대남대결전에서 세기적 승리를 떨치자"라고 촉구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동안 '반미 대결전'이라는 표현을 주로 써 왔다. 반면 남한을 겨냥한 대남대결전이라는 단어는 거의 쓰지 않았다. 미국을 '최대의 적'으로 인식해 온 북한의 오랜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북한 주요 관영매체가 '대남대결전'이라는 표현을 마지막으로 쓴 건 11년 전인 2012년 1월 16일이었다. 통신은 당시 '위대한 김정은장군님은 영원한 선군태양'이라는 기사에서 "(남측 인터넷에) 김정은 동지에 의한 대미, 대남대결전에서 최후승리가 눈앞에 도래하고 있다는 글들이 가득 넘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한미 겨냥 "원수들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남북 강대강 대결 구도 속에서 체제 결속을 위해 대남 적대감 고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남측을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한미동맹에 대응해 핵공세를 강화하면서 미국에 주로 쓰던 '대결전'이라는 용어를 남한에도 확대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29일 한미연합군사연습에 강하게 반발하며 "원수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고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라고 위협했다.

강경 메시지와 무력을 동원한 북한의 도발은 다음 달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북한은 일찌감치 4월에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강대강 전략의 틀은 오래 지속하겠지만 그 행동 수위는 '모내기 전투'에 들어가는 5월부터 다소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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