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탄핵하려다 영웅 만들면 어쩌나... 민주당의 한동훈 고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탄핵하려다 영웅 만들면 어쩌나... 민주당의 한동훈 고민

입력
2023.03.28 19:00
6면
0 0

헌재 '검수완박'법 판결 근거로
김용민·황운하 등 강경파 주장
민형배 '꼼수 탈당' 역공 부담 등
지도부 "논의한 바 없다" 일축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헌법재판소가 2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효력을 인정할 때만 해도 이 법에 극구 반대해 온 한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탄핵을 관철하기 쉽지 않은 데다 자칫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만 키우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난처한 표정이다.

한 장관 탄핵론은 24일 민주당 강경파 초선의원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황운하 의원이 불을 댕겼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법권을 침해한 시행령 통치에 대해 다수당이 나서야 한다"며 "한 장관의 탄핵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가세했다. 이들은 29일 국회에서 '탄핵제도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도 28일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탄핵 사유는 넘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헌법상 국무위원의 탄핵은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이 있을 때 가능하다. 탄핵 찬성파는 한 장관이 주도해 온 법무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이 모법(검수완박법)의 취지에 반한 만큼 위법이라고 강조한다. 한 장관은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헌재 결정과 시행령은 양립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시행령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처럼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헌재 결정에 따라 문책의 시간이 도래했다"며 "국회는 한동훈 장관의 탄핵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처럼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헌재 결정에 따라 문책의 시간이 도래했다"며 "국회는 한동훈 장관의 탄핵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한 장관 탄핵에 회의적이다. '검수원복' 시행령 추진 이유만으론 중대한 위법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은 28일 MBC 라디오에서 "김용민 의원을 빼놓고는 탄핵을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승원 의원도 '처럼회' 멤버라는 점에서 강경파 내 이견이 표출된 셈이다. 전날 박홍근 원내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누가 탄핵 얘기를 하나"라고 반문하며 "지도부에서 논의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탄핵카드는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한 장관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발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탄핵이 결과적으로 한 장관한테 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재임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징계를 계기로 존재감이 급등해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길'을 걸으려면 대통령을 배신하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데 절대 못할 것"(김용민 의원)이란 반론도 있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꼼수 탈당' 문제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한 장관의 거취를 압박할 때마다 역공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한 장관은 27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그 헌재 결론조차 '위장 탈당' 등 심각한 위헌·위법적 절차가 입법과정에서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사과는 제가 아닌 민주당 의원들이 하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굳이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해서 여야 논쟁이 있는 '검수완박' 이슈를 키우기보다는 현 정권의 '굴욕외교' 공세에 집중하는 전략이 맞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