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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새노조 "정치 개입도 맞고, 내부 이권 카르텔도 있다"

입력
2023.03.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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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국회 견제·감시 안 하다 CEO 인사 앞두고 나서"
"검찰에 수사 촉구해도 뭉그적대다 지금?"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과도한 정치 개입이 있는 것도 맞고, 내부에 이권 카르텔이 있었던 것도 맞다. 정말 아픈 얘기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외풍으로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는 KT 내 소수 노동조합인 '새노조'의 김미영 위원장이 내뱉은 말이다. 그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KT는 완전 민영화됐고, 주주들이 알아서 뽑으면 되지 왜 이렇게 혼란을 겪어야 되느냐"는 질문에 "그러니까 저희도 굉장히 안타깝다"며 "민영화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통신은 규제산업이고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연임에 도전했던 구현모 대표가 2월에 대표 후보를 사퇴한 데 이어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도 대표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가 국회 과방위 여당 위원들의 KT 비판 기자회견 등 외압에 시달리다 27일 대표 후보를 사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먼저 KT 내부를 들여다봤다. 그는 "(정치권 입김에 자유롭지 못하니까) 특정 인맥들이 회사를 쥐락펴락하면서 정치적인 줄대기를 하고 인사 청탁도 받아주면서 광범위하게 인재를 등용해야 할 기회를 잃어 내부에 짬짜미가 만들어진다"며 "이권 카르텔로 각종 비리 의혹들이 만들어졌던 것은 정말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반성했다.

또 "낙하산은 절대 안 된다"며 이석채 전 회장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석채 회장은 당시 인사·계약비리 등 내부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며 부장검사를 부회장으로 모셔 와 고강도 감사에 직원들을 구속까지 시켰지만, 경력직들을 모셔와 낙하산의 천국으로 만들었다"며 "그렇게 한 대표 사례 중 김성태 의원의 딸 등 유력자 자녀들을 부정 채용하게 만들었던 것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매각으로 인한 국부 유출, 알짜 부동산을 헐값 매각해 현재도 계속되는 월세 살이 등도 거론하며 "이석채 회장은 KT 창사 이래로 첫 적자를 기록해 KT 내부에서는 낙하산은 절대 안 된다라는 인식은 팽배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진 사퇴·비대위 구성? 더 혼란에 빠져"

KT 대표이사(CEO) 선출 논의 일지.

KT 대표이사(CEO) 선출 논의 일지.

특히 정치권을 향해 "국회가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그동안 해 오지 않다가 갑자기 CEO 선임절차를 앞둔 때에 나서는 건 과도한 정치 개입이고, 이권 카르텔을 없애겠다고 말은 하지만 낙하산을 거기에다 뽑겠다 하는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역대 KT새노조가 시민단체들과 함께 정치자금법 횡령, 쪼개기 후원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언론에 제기하고 검찰에도 고발했던 점을 언급하며 "작년 같은 경우에는 검찰이 수사를 너무 안 해 반복되는 CEO 리스크를 막고 KT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검찰 앞에서 했는데도 뭉그적거리다 지금 와서 수사하겠다고 한다"고 국회와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사내 분위기도 "엄청 뒤숭숭하다"며 "굉장히 엉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기업들은 1월 1일서부터 2023년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만 저희 KT는 아직도 시작을 못 했다"라며 "인사나 투자가 전면 유보된 상태고, 현재 저랑 같이 근무하고 있는 관리자가 연말에 아예 인사평가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분들이기 때문에 일하는 분위기가 잡히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해오던 일은 돌아가지만 투자를 해야 된다든지 또 인사 발령이 안 나있기 때문에 힘을 다해 전력투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으로 '이사회 전원 사퇴 후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1노조의 제안에는 "오히려 이사회가 전원 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리게 되면 KT를 더 많은 혼란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김 위원장은 "이권 카르텔을 걷어낸 자리에 낙하산이 올 판을 더 쉽게 용이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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