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만 총통으로서 사상 첫 방중
내년 정권 교체 노림수 친중 행보
"성묘 일정, '하나의 중국' 메시지" 분석도
마잉주 전 총통이 전·현직 대만 총통 중 사상 처음으로 27일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대만 정계의 대표적 친중국 성향 인사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현 정권을 손보겠다고 중국이 벼르는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 야당의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마잉주 전 총통은 이날 오후 상하이에 도착했다. 대만 현직 총통의 중국 방문은 전례가 없고, 전직 총통의 방문도 국공내전 직후인 74년 만에 처음이다. 마 전 총통은 다음 달 7일까지 국민당 정권의 옛 수도인 난징과 신해혁명의 근원지 우한, 자기 가문의 고향인 후난성의 샹탄 등을 방문한다.
중국, 마잉주에 국가원수급 의전
중국은 상하이 푸둥 공항 입국장에 레드카펫을 깔았으며 공산당 서열 6위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그림자로 불리는 딩쉐샹 국무원 상무 부총리를 내보내 영접했다. 마 전 총통이 방문할 예정인 각 도시에선 그가 찬 타량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신호등 정지 시간까지 계산해 두는 등 각별한 의전을 준비 중이다. 국가 원수에 준하는 의전이다.
마 전 총통의 중국행은 내년 총통 선거에서 우호적 정권을 세우려는 중국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대만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친미국 성향으로, 친중 색채가 강한 국민당과 대립해왔다. 마 전 총통이 집권했던 2008~2015년 양안관계는 화해 무드를 탔지만, 2016년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파열음을 냈다.
중국은 최근 들어 대만산 식품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대만인들을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을 초청하는 등 국민당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어주며 '대만 정권 교체'에 공을 들였다.
마잉주 성묘 행보 자체가 '친중적' 분석
마 전 총통 측은 이번 중국 방문을 두고 "성묘 목적"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친중 성향의 대만 매체인 중국시보는 "양안 통합을 구현하려는 중국 문화의 강력한 내생적 동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상 묘를 찾아 중국을 방문하는 행보 자체가 '중국과 대만은 본래 하나'라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 전 총통을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신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대만 정책 총괄 격인 쑹타오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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