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당 차원의 대책 필요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공격하는 것을 두고 민주당 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과의 통화에서 “개딸이라고 하는 프레임은 일부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을 공격하는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꾸만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개딸 프레임을 만들어서 민주당 지지자들을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이고 무지성적이라는 식으로 폄훼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며 “적극 지지층은 국민의힘도 있고, 오히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10배 이상 욕설하고 비하하고 쫓아다니면서 폭력 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 온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개딸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혁신은 개딸 절연으로 시작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개딸로 대표되는 폭력적 팬덤정치를 청산하자”면서 “개딸은 이미 2030도, 여성도 아닙니다. 다양성이 생명인 민주정당을 파괴하는 세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개딸과 이별하지 않는 한, 혐오와 대결의 적대적 공존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뽑아주었던 2030 역시 민주당을 다시 찾지 않을 것이며, 협치를 바탕으로 한 개혁과 국민 생활 개선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딸과의 소통을 주장한 김남국 의원과 반대로, 개딸 청산 없이는 향후 정권 창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정태호 의원은 개딸로 인한 분열을 막기 위해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개딸은) 팬덤의 영역을 벗어났다”며 “윤석열 정권에 있어서 민주당 분열에 이용되고 있고, 당내 민주주의에 있어서 굉장히 해로운 작용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 시절에 ‘수박’(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 의원)이라는 용어를 쓰면 징계하겠다는 발언까지 있었다”면서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 전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며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나서도 진정되지 않는 개딸들로 불거진 논란은 구심점 없이 맴돌고 있는 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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