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일굴종외교 규탄 태극기 달기 운동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정부의 대일 외교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안팎에서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매 주말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장외집회에 참석하고 범국민 캠페인 형태의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원내에서는 청문회와 국정조사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부정적 여론이 큰 대일 외교를 고리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22일 '윤석열 정부 대일본 굴욕외교 저지 연석회의'에서 "사과는 피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야 진짜 사과고, '이제 그만 됐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 사과했다"고 한 국무회의 발언을 꼬집으며 직격을 날린 셈이다. 이 대표는 "일본은 전에 한 번 사과했는데 또 해야 하느냐는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강제동원은 없었다 단언하고 합법적 지배였다고 침략을 부인했다"며 "이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거듭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국민 태극기 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각 가정마다 일본에 항의하는 의미로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독려하고, 휴대폰과 차량에 부착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할 수 있는 스티커를 배포할 방침이다. 스티커에는 태극기 문양 마크와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표기됐다.
원내지도부는 청문회와 국정조사, '제3자 변제' 무력화 입법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공 태세를 이어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 비정상회담을 둘러싼 책임 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유관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합동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빠른 시일 내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변제안'이라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남기기 전에 입법부인 국회가 바로 잡을 법률 제정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독도 방문 방안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앞서 김용민 의원이 윤 대통령의 구상권 포기 발언과 관련해 '탄핵 사유'라고 주장한 데 이어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헌법 위반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도 "독도는 우리 영토"라면서 "필요하다면 문체위 차원에서 독도 방문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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