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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를 단순하게 생각... 윤 정부 일본 외교 혼선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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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를 단순하게 생각... 윤 정부 일본 외교 혼선 근원”

입력
2023.03.22 11:40
수정
2023.03.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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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과-번복 계속, 기만당하고 양국 미래 지향?”
“국제사회 복잡, 강대국 둘러싸… ‘가치외교’ 안 맞아”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복합위기를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윤석열 정부 일본 외교 실패의 근본 원인”이란 외교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국제사회의 복잡성에도 '흑백론'으로 국제질서를 바라보니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격이 됐다는 것이다. '가치외교'보다는 '실리외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충고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2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도 ‘복합 위기’라는 말씀을 쓰셨는데 국제정치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제정치를 단순하게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뿐 아니라 참모들이 ‘내 편이냐, 네 편이냐’란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먼저 홍 전 원장은 “일본은 (한반도 강점과 강제징용 문제 등에) 사과와 번복을 계속해 왔다”며 “(사과가 제대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기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에도 일본 외무상이 ‘강제 징용은 아예 없었다’ 그러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한일 정상 기자회견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했으니, 일본이 사과는 이전에 한 것으로 치고, 양국 관계에서 미래지향만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 나치의 만행에 사과와 배상을 반복하는 독일을 일본과 비교했다.

이어 홍 전 원장은 “(외교 비중을) 미국에 6~7 정도로 했으면, 중국에는 3~4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복잡성이 상존하는 데다 강화되고 있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에게는 실리외교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중-러’에 ‘한-미-일’로 맞서면 된다는 단순한 시각에 기반한 ‘가치외교’만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했고, 일본 외교 문제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윤 정부가 내세운 ‘글로벌 중추국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홍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 그러니까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rule-based international order)를 내세웠다”며 “강제징용 문제는 자유권에 대한 박탈이고 박해행위인데도 모순적 외교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 맞는 것은 ‘가치외교’·‘흑백론 외교’가 아니라 ‘실리외교’라고 강조했다. 홍 전 원장은 “중국·러시아가 협조해주지 않으면 북핵 문제, (한반도) 평화 구축, 급변 사태 해결, 평화통일 다 어려워진다”며 “미래 지향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한다는 데 북핵 해결,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통일, 대륙진출과 경제협력의 미래는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홍 전 원장은 “우리는 초강대국이 아니고, 주변국은 우리보다 더 강한데 가치 외교를 하면 실익을 추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며 “실익을 추구하고 가치는 중시하면서도, 그것을 전면에 내세워서 선두에 나설 필요는 없다. ‘가치 외교’는 미국 같은 강대국들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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