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폴란드로 향해… 열차로 키이우 이동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 의사 전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총리가 분쟁 국가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인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우크라이나로 방향을 틀었다. 폴란드에 도착한 뒤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키이우로 향했다.
기시다 총리가 키이우에 머무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담하며 전략적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과 일본'과 '서로 손잡은 중국과 러시아'의 대립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
시진핑-푸틴 만난 날, 폴란드서 기차로 출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나선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와 인내에 경의를 표하고 연대와 지원을 약속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법치주의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다시 확인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G7 정상, 모두 우크라이나 방문... 보안상 국회에 사전 통보 안 해
기시다 총리의 키이우행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키이우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일본을 제외한 주요 7개국(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들은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G7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인 만큼, 기시다 총리만 우크라이나에 방문하지 않는다면 '외교적 위신'이 서지 않을 터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1월 기시다 총리와 전화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문제는 경호였다. 일본 영토 방어만 허용된 일본 자위대는 총리 경호를 위해 해외로 파병될 수 없다.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에 대해 일본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해 일정이 노출될 위험도 컸다.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는 G7 전에 방문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판단해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회에 방문 계획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고, 야당은 "전쟁하는 나라로 가는 것이니 이해한다"고 문제 삼지 않았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총리가 비밀리에 외국을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보안을 위해 기시다 총리는 정부 전용기 대신 전세기를 타고 폴란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 진정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그 반대의 일은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기시다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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