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사이버 위협 고도화에 협력 강화
한미일 3국 정보수장은 이르면 5월 회동
日 내각조사실, 첩보 위성 활용도 높아
韓, 휴민트·시긴트 강점…협력 시너지 기대
한일 정보당국 수장끼리 정례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간 양국 국민감정을 의식해 미국을 중간에 끼고 한미일 3자회의 형태로 모였지만, 이제 한일만의 협의체를 추가로 가동하는 것이다.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고 부처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하면서 가장 은밀하게 움직이는 정보당국도 상호 대화의 물꼬를 틀 참이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은 이르면 오는 5월 미국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일본 다키자와 히로아키 내각정보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원장과 다키자와 정보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동북아 질서 안정을 위해 양국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한미일 정보수장 회동은 이달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잡히면서 미뤄졌다. 4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어 다시 그 이후로 조정했다. 정상 차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정보당국 간 협력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한미일 정보기관장들은 3국을 오가며 정기적으로 비공개 회동을 진행해 왔는데, 언론보도로 알려진 가장 최근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샹그릴라 안보대화를 계기로 이뤄졌다.
한일 정보당국은 오래전부터 양자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해왔다고 한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특히 사이버 해킹 공격이 기승을 부린 데 따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후 후계구도 등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하는 건 각국의 역량만으로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양국관계가 악화하는 와중에 자칫 여론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어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정보 소식통은 "우리나라는 휴민트(인간정보)와 시긴트(신호정보) 역량이 강하다면, 일본은 이민트(영상정보) 역량이 뛰어나다"며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역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양자 간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있어 왔다"고 전했다.
일본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은 위성을 이용한 첩보활동으로 정보수집과 분석에서 강점을 갖췄다. 2017년 2월 북한 김정남 독극물 살해사건을 가장 먼저 확인한 국가도 일본이라고 한다. 일본은 레이더위성 5기, 광학위성 3기, 중계위성 1기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중국과 달리 독자적인 사이버부대를 갖추지 않아 한국과 사이버분야에서의 협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사안은 상대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국정원은 미국 등 우방국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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